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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 100년 특집 >> 김소월 - 먼 후 일 : 맑은 계곡 물처럼

No. 9 1 1 2008년 7월 30일(수) 먼 후 일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오늘 함께 나누기 어떤 추억이 있으세요? 그 때, 먼 훗 날에 되새겨 볼 수 있는 사랑과 연정이 있으리라 짐작하셨는지요. 그리워 하지 않을 사랑, 기억이나 추억이 되지 못할 사랑이란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영원히 지속 될 것이기에, 부푼 꿈이 있어 아름답고, 사랑이 떠나 가슴 저미며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경우에는, 그것이 기억과 추억이 되어 내 삶의 프레임(frame)을 더 깊고 아득하게 해 줄 것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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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9 1 1 2008년 7월 30일(수) 먼 후 일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오늘 함께 나누기 어떤 추억이 있으세요? 그 때, 먼 훗 날에 되새겨 볼 수 있는 사랑과 연정이 있으리라 짐작하셨는지요. 그리워 하지 않을 사랑, 기억이나 추억이 되지 못할 사랑이란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영원히 지속 될 것이기에, 부푼 꿈이 있어 아름답고, 사랑이 떠나 가슴 저미며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경우에는, 그것이 기억과 추억이 되어 내 삶의 프레임(frame)을 더 깊고 아득하게 해 줄 것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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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9 1 1 2008년 7월 30일(수) 먼 후 일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오늘 함께 나누기 어떤 추억이 있으세요? 그 때, 먼 훗 날에 되새겨 볼 수 있는 사랑과 연정이 있으리라 짐작하셨는지요. 그리워 하지 않을 사랑, 기억이나 추억이 되지 못할 사랑이란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영원히 지속 될 것이기에, 부푼 꿈이 있어 아름답고, 사랑이 떠나 가슴 저미며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경우에는, 그것이 기억과 추억이 되어 내 삶의 프레임(frame)을 더 깊고 아득하게 해 줄 것이기에, ..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 도종환 : 정말, 저는 아직도, 멀었습니다.

No. 9 1 0 2008년 3월 25일(화)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도종환 꽃들은 향기 하나로 먼 곳까지 사랑을 전하고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 지어 하늘 건너 사랑을 알리는데 제 사랑은 줄이 끊긴 악기처럼 소리가 없습니다 나무는 근처의 새들을 제 몸 속에 살게 하고 숲은 그 그늘에 어둠이 무서운 짐승들을 살게 하는데 제 마음은 폐가처럼 아무도 와서 살지 않았습니다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늘 한복판으로 달아오르며 가는 태양처럼 한번 사랑하고 난 뒤 서쪽 산으로 조용히 걸어가는 노을처럼 사랑할 줄은 몰랐습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 얼지 않아 골짝의 언 것들을 녹이며 가는 물살처럼 사랑도 그렇게 작은 물소리로 쉬지 않고 흐르며 사는 일인데 제 사랑은 오랜 날 녹지 않은 채 어둔 숲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마음이..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 도종환 : 정말, 저는 아직도, 멀었습니다.

No. 9 1 0 2008년 3월 25일(화)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도종환 꽃들은 향기 하나로 먼 곳까지 사랑을 전하고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 지어 하늘 건너 사랑을 알리는데 제 사랑은 줄이 끊긴 악기처럼 소리가 없습니다 나무는 근처의 새들을 제 몸 속에 살게 하고 숲은 그 그늘에 어둠이 무서운 짐승들을 살게 하는데 제 마음은 폐가처럼 아무도 와서 살지 않았습니다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늘 한복판으로 달아오르며 가는 태양처럼 한번 사랑하고 난 뒤 서쪽 산으로 조용히 걸어가는 노을처럼 사랑할 줄은 몰랐습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 얼지 않아 골짝의 언 것들을 녹이며 가는 물살처럼 사랑도 그렇게 작은 물소리로 쉬지 않고 흐르며 사는 일인데 제 사랑은 오랜 날 녹지 않은 채 어둔 숲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마음이..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 도종환 : 정말, 저는 아직도, 멀었습니다.

No. 9 1 0 2008년 3월 25일(화)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도종환 꽃들은 향기 하나로 먼 곳까지 사랑을 전하고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 지어 하늘 건너 사랑을 알리는데 제 사랑은 줄이 끊긴 악기처럼 소리가 없습니다 나무는 근처의 새들을 제 몸 속에 살게 하고 숲은 그 그늘에 어둠이 무서운 짐승들을 살게 하는데 제 마음은 폐가처럼 아무도 와서 살지 않았습니다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늘 한복판으로 달아오르며 가는 태양처럼 한번 사랑하고 난 뒤 서쪽 산으로 조용히 걸어가는 노을처럼 사랑할 줄은 몰랐습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 얼지 않아 골짝의 언 것들을 녹이며 가는 물살처럼 사랑도 그렇게 작은 물소리로 쉬지 않고 흐르며 사는 일인데 제 사랑은 오랜 날 녹지 않은 채 어둔 숲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마음이..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이해인) - 그리움이 행복이 됩니다.

No. 9 0 9 2008년 3월 11일(화)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이해인 먼 하늘 노을지는 그 위에다가 그간 안녕 이라는 말보다 보고싶다는 말을 먼저하자... 그대와 같은 하늘 아래 숨쉬고 아련한 노을함께 보기에 고맙다 바람보다, 구름보다 더 빨리 가는 내 마음, 늘 그대 곁에 있다. 그래도 보고 싶다는 말보다 언제나 남아 있다는 말로 맺는다. 몸과 마음이 무게를 덜어내고 싶을 때마다 오래도록 너를 그리워한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가벼워야 자유롭고 힘이 있음을 알고 있는 새야 먼데서도 가끔은 나를 눈여겨보는 새야 나에게 너의 비밀을 한 가지만 알려주겠니? 모든 이를 뜨겁게 사랑하면서도 끈끈하게 매이지 않는 서늘한 슬기를 멀고 낯선 곳이라도 겁내지 않고 떠날 수 있는 담백한 용기를 가르쳐주겠니? 오늘 ..

카테고리 없음 2008.03.03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이해인) - 그리움이 행복이 됩니다.

No. 9 0 9 2008년 3월 11일(화)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이해인 먼 하늘 노을지는 그 위에다가 그간 안녕 이라는 말보다 보고싶다는 말을 먼저하자... 그대와 같은 하늘 아래 숨쉬고 아련한 노을함께 보기에 고맙다 바람보다, 구름보다 더 빨리 가는 내 마음, 늘 그대 곁에 있다. 그래도 보고 싶다는 말보다 언제나 남아 있다는 말로 맺는다. 몸과 마음이 무게를 덜어내고 싶을 때마다 오래도록 너를 그리워한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가벼워야 자유롭고 힘이 있음을 알고 있는 새야 먼데서도 가끔은 나를 눈여겨보는 새야 나에게 너의 비밀을 한 가지만 알려주겠니? 모든 이를 뜨겁게 사랑하면서도 끈끈하게 매이지 않는 서늘한 슬기를 멀고 낯선 곳이라도 겁내지 않고 떠날 수 있는 담백한 용기를 가르쳐주겠니? 오늘 ..

카테고리 없음 2008.03.03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이해인) - 그리움이 행복이 됩니다.

No. 9 0 9 2008년 3월 11일(화)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이해인 먼 하늘 노을지는 그 위에다가 그간 안녕 이라는 말보다 보고싶다는 말을 먼저하자... 그대와 같은 하늘 아래 숨쉬고 아련한 노을함께 보기에 고맙다 바람보다, 구름보다 더 빨리 가는 내 마음, 늘 그대 곁에 있다. 그래도 보고 싶다는 말보다 언제나 남아 있다는 말로 맺는다. 몸과 마음이 무게를 덜어내고 싶을 때마다 오래도록 너를 그리워한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가벼워야 자유롭고 힘이 있음을 알고 있는 새야 먼데서도 가끔은 나를 눈여겨보는 새야 나에게 너의 비밀을 한 가지만 알려주겠니? 모든 이를 뜨겁게 사랑하면서도 끈끈하게 매이지 않는 서늘한 슬기를 멀고 낯선 곳이라도 겁내지 않고 떠날 수 있는 담백한 용기를 가르쳐주겠니? 오늘 ..

카테고리 없음 2008.03.03

당신의 정거장 (정채봉) : 당신에게도 그리운 정거장이 있으시죠?

No. 9 0 8 2008년 3월 1일(토) 당신의 정거장 정채봉 우리는 정거장에서 차를 기다린다. 기다리던 사람을 맞이하기도 하고 아쉬운 사람을 떠나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정거장은 우리들 눈에 보이는 정거장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정거장을 통해 오기도 하고 떠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보이지 않는 정거장에 나가 맞아들이고 떠나보낼 수 있는 것을 각자가 선택할 수 있다. 희망, 보람, 도전을 맞아들인 사람은 탄력이 있다. 절망, 권태, 포기를 맞아들이는 사람도 있는데 이들한테는 주름으로 나타난다.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이 레일에서 기쁨은 급행이나 슬픔은 완행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찬스를 실은 열차는 예고 없이 와서 순식간에 떠나가나, 실패를 실은 열차는 늘 정거장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