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윤 "보길도 여행" 6

깍두기를 담그며

강제윤의 "보길도 편지" 보길도는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곳이야 워낙에 따뜻한 지방이라 겨울이라 해도 못 견디게 추운 날은 드문 편이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심합니다. 물론 노숙자들이나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는 겨울이 따뜻하다는 것은 크나 큰 복이지요. 나 또한 그렇습니다. 하지만 김 등의 겨울 해초를 기르는 양식 어민들에게 따뜻한 날씨는 큰 피해를 입히기도 하니 따뜻한 날씨를 마냥 즐거워 할 수 없겠지요. 지나치게 따뜻한 겨울은 나에게도 작은 걱정거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싱겁게 저려서 담근 김장김치가 너무 빨리 익어버리면 어쩌지. 다른 해에는 김장김치가 쉽게 시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좀 짜다 싶이 간을 했었습니다. 이곳은 대부분 그렇게 하지요. 그러면 여름철까지 두고두고 먹을 ..

깍두기를 담그며

강제윤의 "보길도 편지" 보길도는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곳이야 워낙에 따뜻한 지방이라 겨울이라 해도 못 견디게 추운 날은 드문 편이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심합니다. 물론 노숙자들이나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는 겨울이 따뜻하다는 것은 크나 큰 복이지요. 나 또한 그렇습니다. 하지만 김 등의 겨울 해초를 기르는 양식 어민들에게 따뜻한 날씨는 큰 피해를 입히기도 하니 따뜻한 날씨를 마냥 즐거워 할 수 없겠지요. 지나치게 따뜻한 겨울은 나에게도 작은 걱정거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싱겁게 저려서 담근 김장김치가 너무 빨리 익어버리면 어쩌지. 다른 해에는 김장김치가 쉽게 시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좀 짜다 싶이 간을 했었습니다. 이곳은 대부분 그렇게 하지요. 그러면 여름철까지 두고두고 먹을 ..

깍두기를 담그며

강제윤의 "보길도 편지" 보길도는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곳이야 워낙에 따뜻한 지방이라 겨울이라 해도 못 견디게 추운 날은 드문 편이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심합니다. 물론 노숙자들이나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는 겨울이 따뜻하다는 것은 크나 큰 복이지요. 나 또한 그렇습니다. 하지만 김 등의 겨울 해초를 기르는 양식 어민들에게 따뜻한 날씨는 큰 피해를 입히기도 하니 따뜻한 날씨를 마냥 즐거워 할 수 없겠지요. 지나치게 따뜻한 겨울은 나에게도 작은 걱정거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싱겁게 저려서 담근 김장김치가 너무 빨리 익어버리면 어쩌지. 다른 해에는 김장김치가 쉽게 시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좀 짜다 싶이 간을 했었습니다. 이곳은 대부분 그렇게 하지요. 그러면 여름철까지 두고두고 먹을 ..

우주의 어머니

우주의 어머니 빛나지 않는 것을 슬퍼하지 마라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지 않는다 해서 탄식하지 마라 스스로 빛나는 것들은 생명을 살게 할 수 없느니 태양이 제 안에 생명을 기르는가 저 불타오르는 수천 수억의 별들이 생명을 기르는가 지구처럼 스스로 빛나지 않는 것들, 보잘것없이 작은 행성들 그들이야말로 생명을 품어 기르지 않는가 슬퍼하지 마라 스스로의 존재가 빛나지 않음을 빛이 되지 못 함을 한탄하지도 마라 빛나지 않는 우리는 생명의 어머니 작지만, 크고 위대한 우주의 어머니 (야곱의 우물 2004.1월호) *올 한해 진강이와 카톨릭 잡지 '야곱의 우물'에 1년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내가 글을 쓰고 진강이가 그림을 그리고. * 이 글은 강제윤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우주의 어머니

우주의 어머니 빛나지 않는 것을 슬퍼하지 마라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지 않는다 해서 탄식하지 마라 스스로 빛나는 것들은 생명을 살게 할 수 없느니 태양이 제 안에 생명을 기르는가 저 불타오르는 수천 수억의 별들이 생명을 기르는가 지구처럼 스스로 빛나지 않는 것들, 보잘것없이 작은 행성들 그들이야말로 생명을 품어 기르지 않는가 슬퍼하지 마라 스스로의 존재가 빛나지 않음을 빛이 되지 못 함을 한탄하지도 마라 빛나지 않는 우리는 생명의 어머니 작지만, 크고 위대한 우주의 어머니 (야곱의 우물 2004.1월호) *올 한해 진강이와 카톨릭 잡지 '야곱의 우물'에 1년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내가 글을 쓰고 진강이가 그림을 그리고. * 이 글은 강제윤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우주의 어머니

우주의 어머니 빛나지 않는 것을 슬퍼하지 마라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지 않는다 해서 탄식하지 마라 스스로 빛나는 것들은 생명을 살게 할 수 없느니 태양이 제 안에 생명을 기르는가 저 불타오르는 수천 수억의 별들이 생명을 기르는가 지구처럼 스스로 빛나지 않는 것들, 보잘것없이 작은 행성들 그들이야말로 생명을 품어 기르지 않는가 슬퍼하지 마라 스스로의 존재가 빛나지 않음을 빛이 되지 못 함을 한탄하지도 마라 빛나지 않는 우리는 생명의 어머니 작지만, 크고 위대한 우주의 어머니 (야곱의 우물 2004.1월호) *올 한해 진강이와 카톨릭 잡지 '야곱의 우물'에 1년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내가 글을 쓰고 진강이가 그림을 그리고. * 이 글은 강제윤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