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수 "오솔길 편지" 6

내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는 꿈 한 송이

개나리 - 강우식 휴대폰으로 사랑해 내 꿈 꿔는 하지 않겠지요. 이 봄엔 어딜 가나 노오란 입내 풍기는 개나리꽃 받고 싶은 것이 있다고 주고 싶은 것이 있다고 광고하지는 않겠지요. 나는 이미 늙어서 봄바람에 사정없이 입술이 터 휘파람도 아프니까요. -시집 ‘바보 山水 가을 봄’(고요아침) 폭설이 내리고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쳤어도 끝내 오고야 말았다. 꽃이라 부를 겨를도 없이 꽃으로 피는…. 죽은 나무 사이에서 피어난 노란 산수유와 화사한 매화가 상처로 얼룩졌던 산하를 뒤덮었다. 무너진 비닐하우스 사이, 죽어간 오리떼들의 시신 위로도 꽃은 피어난다. ‘노오란 입내 풍기는’ 개나리들이 오랑캐처럼 밀려온다. 거기 ‘나는 이미 늙어서’라고 고백하는 노시인이 서 있다. ‘봄바람에 사정없이 입술이 터 휘파람도 아프..

내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는 꿈 한 송이

개나리 - 강우식 휴대폰으로 사랑해 내 꿈 꿔는 하지 않겠지요. 이 봄엔 어딜 가나 노오란 입내 풍기는 개나리꽃 받고 싶은 것이 있다고 주고 싶은 것이 있다고 광고하지는 않겠지요. 나는 이미 늙어서 봄바람에 사정없이 입술이 터 휘파람도 아프니까요. -시집 ‘바보 山水 가을 봄’(고요아침) 폭설이 내리고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쳤어도 끝내 오고야 말았다. 꽃이라 부를 겨를도 없이 꽃으로 피는…. 죽은 나무 사이에서 피어난 노란 산수유와 화사한 매화가 상처로 얼룩졌던 산하를 뒤덮었다. 무너진 비닐하우스 사이, 죽어간 오리떼들의 시신 위로도 꽃은 피어난다. ‘노오란 입내 풍기는’ 개나리들이 오랑캐처럼 밀려온다. 거기 ‘나는 이미 늙어서’라고 고백하는 노시인이 서 있다. ‘봄바람에 사정없이 입술이 터 휘파람도 아프..

내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는 꿈 한 송이

개나리 - 강우식 휴대폰으로 사랑해 내 꿈 꿔는 하지 않겠지요. 이 봄엔 어딜 가나 노오란 입내 풍기는 개나리꽃 받고 싶은 것이 있다고 주고 싶은 것이 있다고 광고하지는 않겠지요. 나는 이미 늙어서 봄바람에 사정없이 입술이 터 휘파람도 아프니까요. -시집 ‘바보 山水 가을 봄’(고요아침) 폭설이 내리고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쳤어도 끝내 오고야 말았다. 꽃이라 부를 겨를도 없이 꽃으로 피는…. 죽은 나무 사이에서 피어난 노란 산수유와 화사한 매화가 상처로 얼룩졌던 산하를 뒤덮었다. 무너진 비닐하우스 사이, 죽어간 오리떼들의 시신 위로도 꽃은 피어난다. ‘노오란 입내 풍기는’ 개나리들이 오랑캐처럼 밀려온다. 거기 ‘나는 이미 늙어서’라고 고백하는 노시인이 서 있다. ‘봄바람에 사정없이 입술이 터 휘파람도 아프..

내가 속한 종족

침 - 조창환 나는 내가 속한 종족이 이 세상에서 가장 착하다고 믿지 많는다 물론 가장 아름답지도 않고 금수강산 백의민족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겪어 보니 내 종족은 보통 종족이다 보통 아닌 것이 한 가지 있긴 한데 그악스러워 제 살 제가 후비는 것 제 똥 제가 뭉개는 것 나는 내가 속한 종족을 향해 침 뱉는다 가래침, 공중에 퍼진, 제 얼굴에 받으며 내가 우는 것은 내 종족이 더럽기 때문이 아니다 똥 같은 내 종족, 보통 종족 나 없어도 잘 살, 끝내 주게 잘 살 화상들 생각하면 오금이 저려 눈물겨워 맨살 비비며 까무러치고 싶기 때문이다 -시집 ‘수도원 가는 길’(문학과 지성사) 정말 ‘내가 속한 종족’은 눈만 뜨면 드잡이다. 매일마다 멱살을 움켜잡고 눈을 부릅뜨면서 ‘죽일 놈 살릴 놈’ 한다. 왜? ..

내가 속한 종족

침 - 조창환 나는 내가 속한 종족이 이 세상에서 가장 착하다고 믿지 많는다 물론 가장 아름답지도 않고 금수강산 백의민족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겪어 보니 내 종족은 보통 종족이다 보통 아닌 것이 한 가지 있긴 한데 그악스러워 제 살 제가 후비는 것 제 똥 제가 뭉개는 것 나는 내가 속한 종족을 향해 침 뱉는다 가래침, 공중에 퍼진, 제 얼굴에 받으며 내가 우는 것은 내 종족이 더럽기 때문이 아니다 똥 같은 내 종족, 보통 종족 나 없어도 잘 살, 끝내 주게 잘 살 화상들 생각하면 오금이 저려 눈물겨워 맨살 비비며 까무러치고 싶기 때문이다 -시집 ‘수도원 가는 길’(문학과 지성사) 정말 ‘내가 속한 종족’은 눈만 뜨면 드잡이다. 매일마다 멱살을 움켜잡고 눈을 부릅뜨면서 ‘죽일 놈 살릴 놈’ 한다. 왜? ..

내가 속한 종족

침 - 조창환 나는 내가 속한 종족이 이 세상에서 가장 착하다고 믿지 많는다 물론 가장 아름답지도 않고 금수강산 백의민족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겪어 보니 내 종족은 보통 종족이다 보통 아닌 것이 한 가지 있긴 한데 그악스러워 제 살 제가 후비는 것 제 똥 제가 뭉개는 것 나는 내가 속한 종족을 향해 침 뱉는다 가래침, 공중에 퍼진, 제 얼굴에 받으며 내가 우는 것은 내 종족이 더럽기 때문이 아니다 똥 같은 내 종족, 보통 종족 나 없어도 잘 살, 끝내 주게 잘 살 화상들 생각하면 오금이 저려 눈물겨워 맨살 비비며 까무러치고 싶기 때문이다 -시집 ‘수도원 가는 길’(문학과 지성사) 정말 ‘내가 속한 종족’은 눈만 뜨면 드잡이다. 매일마다 멱살을 움켜잡고 눈을 부릅뜨면서 ‘죽일 놈 살릴 놈’ 한다.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