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묵화(墨畵)의 여백 ◈

◈묵화(墨畵)의 여백 ◈ 남한산성 행궁에 들어가는 길목 쉼터에서는 여러 명의 사람이 단체로 묵화를 치는데, 붓 한 자루 한 빛깔의 먹물로만 소나무를 그려내고 있었다. 아름드리 소나무를 창조하고 있었다. 흰 종이 위에 담은 늠름한 소나무와 잔 가지들. 온통 검으죽죽하게 칠하는데 세밀화이지만 너무나 복잡하고 지저분했다.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이로고. 그렇게 많은 소나무와 잔가지 솔잎을 세밀하게 다 그리려고 애를 쓸 바에야 차라리 사진기로 찍으면 더 정확했을 것을. 묵화는 하나의 색깔을 더 세분하여 다양한 먹빛을 창조해 낸다. 그리고 붓으로 사물을 그려낸다. 내가 묵화를 치면 참으로 단순하게 치겠다. 이 세상 그 많은 소나무 가운데 하나만을 선택해서 붓으로 쓰윽 그리거나 약간만 덧칠하면 족할 것 같다. 한눈에..

카테고리 없음 2009.06.21

◈양보와 반칙 ◈

◈양보와 반칙 ◈ 운전 중 차선을 바꾸어야 할 경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를 하는지 궁금하다. 깜빡이를 켜고 바꿔야 함이 정답인 것은 물어볼 나위도 없을 텐데 가끔은 혼돈될 때가 있으니 말이다. 깜박깜박 신호를 보내며 양보할 때를 기다려보나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차 꽁무니에 바짝 붙어 어림없노라고 경적까지 울릴 때에는 참 난감하다. 꼭 차선을 바꿔야 갈 길로 들어서건만 그것이야 네 사정이라는 태도다. 오래 정체한 길을 끼어들려는 사람은 사정이야 어떻든 얌체 같은 짓이지만, 여유 있는 흐름에도 십중팔구 양보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 교통문화의 현주소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차선을 바꿔 뛰어드는 차들이 많아지고 그럴 때마다 뒤차의 운전자는 가슴을 쓸어내려야 한다. 한 달 동안 유럽여행을 하면서 차량의 흐름..

카테고리 없음 2009.04.28

◈ 자서전을 씁니다◈

◈ 자서전을 씁니다◈ 내세울 것이 별로 없는 나 같은 필부가 자서전을 쓴다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생각했다. 집안이 좋은가, 학벌이 높은가, 그렇다고 빙글빙글 도는 회전의자에 앉아본 주인공은 더욱 아니기에 나 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려니 했다. 모름지기 자서전이라면, 화려한 경륜과 함께 남들의 추앙을 받는 유명 인사나 명문가가 남의 손을 빌려서라도 그 발자취를 남겨 후세사람에게 좋은 교본이 되도록 쓰는 것이 자서전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국회의원 후보나 하다못해 지방의회의 의원 후보라 할지라도 자신의 이력을 알리려고 자서전이나 회고록을 집필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다. 그러고 보면 출세했거나 하려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코스가 된 것 같다. 지금 나는 “노인대학 자서전”반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09.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