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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서전을 씁니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4. 16. 13:54








◈ 자서전을 씁니다◈

내세울 것이 별로 없는 나 같은 필부가 자서전을 쓴다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생각했다.
집안이 좋은가, 학벌이 높은가, 그렇다고 빙글빙글 도는 회전의자에 앉아본
주인공은 더욱 아니기에 나 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려니 했다.
모름지기 자서전이라면, 화려한 경륜과 함께 남들의 추앙을 받는 유명 인사나
명문가가 남의 손을 빌려서라도 그 발자취를 남겨 후세사람에게 좋은
교본이 되도록 쓰는 것이 자서전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국회의원 후보나 하다못해 지방의회의 의원 후보라 할지라도
자신의 이력을 알리려고 자서전이나 회고록을 집필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다.
그러고 보면 출세했거나 하려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코스가 된 것 같다.

지금 나는 “노인대학 자서전”반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다음 시간을 기다리기가 무료하기도 하고 놀고 있느니 염불이나 할까 하고
기웃거려 본 것인데 뜻밖에 귀가 솔깃해진다.
차분한 분위기에 차근차근 가르치는 젊은 여교수의 정성이 돋보이며
그런 가운데 미처 알지 못했던 자서전에 대하여 하나씩 일깨워 가고 있다.

세상중심으로 보면 하찮은 나 자신이지만 이 지구 상에는 둘도 없는 존재인
나를 중심으로 즉 내 사유(思惟)의 테두리에서 세상만사를 들여다보는
기회가 바로 이 시간이 되었다.
어떻게 깨달아야 하고 그것을 어떻게 정리해서 써내려가야 할지 생각하니
지금까지 잊고 살았던 내 행적을 새롭게 발견한 기분이 든다.  

나는 지금까지 자신의 과거사를 연대별로 나열하여 본인의 높은 식견과 권위를
내세워 화려한 성공담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자서전이라 여겨왔다.
그러기에 나는 자서전을 쓸 만한 공적이나 내세울 만한 일도 없어 자서전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얼마나 큰 오류에 빠져 있었는가를 발견하고 이번에 생각을 180도
바꾸었다.

나의 자서전, 시기마다 겪어온 여러 방면의 삶을 각각 주제별로 엮어
내려간다면 다양함과 방대함은 물론 나름대로 뜻있는 작업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먼지 속에 묻혀 있던 사진첩도 정리하고, 내가 자랐던 동네를
돌아보기도 했다.
또한, 소꿉동무에게 연락도 하며, 6‧ 25때 피난처와 부모님이 탄생한
시골동네를 살펴보고 올 계획도 세웠다.
나의 자서전은 세세한 집안내력이 포함되기에 자손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될 것이고  유언장으로 대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요즈음 들어 마음도 몸도 갑자기
바빠진 내 경우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수필가 이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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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드문 조용한 시간, 책상 앞에 앉아 “자서전을 씁니다.”라는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지나온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무엇하나 내세울 것 없는 줄 알면서도 혹여 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흔적을 더듬습니다.
뒤돌아보면 후회와 한숨의 나이테도 많겠지만,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열심히 살아왔던 날들이 많았기에 스스로 안위하면서 앞으로
내가 쓸 자서전을 채워 갈 소중한 추억을 찾아 삶의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겨봅니다. 조심스럽게…….

대부분 “자서전”엔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과 삶의 찬란했던 기억들만
기록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슴으로 쓰는  삶의 자서전에는 아픔도 눈물도 감추지 않는 참
모습을 담아 진솔한 자서전을 써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보 고운님!
오늘은 고운님의 가슴에 행복나무 한 그루 심어 드립니다.
행복나무에 건강, 미소, 사랑, 감사가 주렁주렁 열리는
고운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김미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