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여는 시 한편

당신의 정거장 (정채봉) : 당신에게도 그리운 정거장이 있으시죠?

ohmylove 2008. 3. 1. 10:24

하루를 여는 시한편에 오셨습니다.

No. 9 0 8
2008년 3월 1일(토)


당신의 정거장


정채봉
 




  우리는 정거장에서 차를 기다린다.
  기다리던 사람을 맞이하기도 하고 아쉬운 사람을 떠나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정거장은 우리들 눈에 보이는 정거장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정거장을 통해 오기도 하고
  떠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보이지 않는 정거장에 나가 맞아들이고 떠나보낼 수 있는 것을
  각자가 선택할 수 있다.
  희망, 보람, 도전을 맞아들인 사람은 탄력이 있다.
  절망, 권태, 포기를 맞아들이는 사람도 있는데 이들한테는 주름으로 나타난다.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이 레일에서 기쁨은 급행이나 슬픔은 완행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찬스를 실은 열차는 예고 없이 와서 순식간에 떠나가나,
  실패를 실은 열차는 늘 정거장에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보이지 않는 정거장에서는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돌아오지 못한다. 누구이건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택하여야만 한다.
 
  행복이냐, 불행이냐, 기쁨이냐, 슬픔이냐, 성공이냐. 실패냐.
  그러나 모두들 행복과 기쁨과 성공을 원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방심하고 있는 순간에 열차는 왔다가 탄환처럼 사라진다.
  어떠한 순간에도 정신을 놓치지 않는 사람,
  꽃잠이 오는 새벽녘에도 깨어있는 사람,
  작은 꽃 한 송이에도 환희를 느끼는 사람.
  이런 사람만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맞이할 수 있다.
  이 보이지 않는 정거장은 수평선이나 지평선 너머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현재의 당신 가슴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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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 즐거움이거나 놀이였던 때가 있습니다.
십 수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펜팔을 했던 사람들이 많았고,
저 또한 호주에 있는 그 누군가와 펜팔을 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군대에서는 초중생이 보낸 펜팔이나,
대학 후배들의 간만의 편지들에 웃음을 지을 때도 있었구요.


그 때는 누군가로부터 답장을 받는 것이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느렸고,
그로 인해 기다림이라는 것을
그리움과 즐거운 놀이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단 몇 초만에 자신을 드러내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와 모바일 폰이 자신의 많은 부분을 대신하고 있고,
그래서 만들어진 또 다른 즐거움들이 있지만,  


때로는,

누군가로부터 편지를 기다리다 지쳐보기도 하고,
마냥 우체통과 전화를 바라보기도 하고,
집배원 아저씨의 자전거 소리가 마음을 콩닥이게 하던, 

그런 매력적인
마음의 정거장에 잠시
머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봄이 오면 많은 것이 그리워질 테니깐요.


당신에게도 그리운 정거장이 있으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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