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여는 시 한편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ohmylove 2007. 12. 2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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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천리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 맡기면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세상이 다 너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때에도
너뿐이야라고 믿어주는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가 가라앉을때
구명대를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못할 이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때
너하나 있으니 하며 빙그레 웃고 눈을 감을
그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세상의 "예" 보다도
"아니오" 라고 가만히 머리 흔들어
진실로 충언해주는 그 한사람을!





느낌 나누기

이런 사람을 가졌는가,
당신에게 물오보면, 무어라 대답하시나요?

누군가를 위해 무엇이든지간에 할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입니다.
삶의 가장 어려운 시기에 그 고통을 나누어가지려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행복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된다는 건
저에게는 늘 큰 꿈이었고, 앞으로 그럴 것 같습니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그런 사람'인지 돌이켜보기보다는,
내가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되고 있는지..반성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도 가치있는 일은, 아마도,

그런 사람을 내가 가지는 것보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병하 드림.

 



* 이 글은 2003년 12월 18일(木요일), 제 634호로 발행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