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허 딴 생각

만남, 무수한 반복

ohmylove 2007. 12. 2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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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무수한 반복이다.
나아닌 타자들의 계속됨.
꼭 누군가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꼭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면, 제 자신먼저 만나야 한다.
숙명은 아니어도 좋다.
살며 한 번쯤은 타자화된 자아를 만나야 하리라.
낯선 내 앞에서 나는 어떻게 떨고 있는지, 어떻게 나를 바라보고 있는지. 한 번쯤은 거울 앞에선 자기를 보아야 한다.
그로테스크한 자기 앞에서 겁내보기도 하고, 슬며시 눈 마주치기르 꺼려하면, 그래도 아직은 남아 있는 양심에 눈을 마추어도 보아야 하리라. 이미 '그'가 되어 있는 자아 앞에서, 나는 마냥 움츠러 들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래도 한 번 쯤은 겸허하게 자신을 맞이해야 하리.
그리고, 그 앞에서 작은 미소를 보내면 된다.
그 앞에서 확신을 갖지는 못하겠지만, 마주 서 있다는 것만으로 의미를 찾는 것이다. 내가 내 앞에 서 있다는 것. 어쩌면 삶의 자신감을 갖어도 충분한 일이 아닐까?
나의 주체로서 내가 서 있기.
홀로서기.
끝내는 내 앞에서 물러나지 않기.
두 눈이 비록 멀지라도 내 앞에서 나를 똑바로 바라보기.


그리고 나서, '그'를 보내기.
나에게 얽매이지 않게 '그'를 보내기.
한 번쯤은 나를 만나고, 나를 보내기.
그랬으면 싶다.



* 이 글은 2000년 4월 18일에 작성한 글입니다.
* 도허 이상훈은 지난 2000년부터 "도허 딴생각"을 통해 세상,사람을 바라보는 독특하고 깊이있는 '바라보기'를 펼쳐왔습니다. 도허의 딴생각에 푹 빠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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