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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남미“빈 라덴, 미국에 처형당했다” 마이클 무어 감독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5. 8. 19:57


미국·중남미“빈 라덴, 미국에 처형당했다” 마이클 무어 감독

“빈 라덴은 미국에 처형당했다.”

미국 보수우파를 비판해 온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마이클 무어(사진)가 5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무어는 “빈 라덴의 죽음으로 세상이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이 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재판도 받지 않은 채 사살됐어야 하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무어는 세계 2차대전이 끝난 후 열린 뉘른베르크 나치 전범 재판과 비교를 하며 “그동안 미국은 사회적으로 부당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법적체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빈 라덴 기습과정에서는 이런 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무어가 “빈 라덴은 미국에 의해 처형당한 것”이라며 “정치적 암살”이라고 규정한 까닭이다.

무어는 “백악관의 발표내용이 며칠 새 몇 번이나 바뀌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알카에다는 더 이상 세계에 위협이 되지 않는 존재”라며 “현재 아랍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혁명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어는 “튀니지, 요르단, 시리아인들은 혁명을 하기 위해 알카에다가 필요하지도 않고 알카에다를 원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무어는 2004년 <화씨 9/11>이라는 영화를 통해 9·11 테러를 무분별한 전쟁의 명분으로 삼았던 미국 공화당 내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과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다뤄 그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

미국 내 언론에서도 빈 라덴의 사살 과정에 대한 법적·도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4일자 사설에서 최근 미국 내 확산되고 있는 고문 등의 극단적 심문방법이 옳다는 주장에 대해 “고문이 빈 라덴을 잡는 데에 기여한 것도 확실하지 않거니와 물고문으로 인해 정보가 나왔다 하더라도 그것이 고문을 정당화하진 못한다”고 일갈했다. 워싱턴포스트도 6일 사설에서 “미국법과 국제법에 의해 부적합하다고 규정된 ‘고문’이 옳았다고 옹호하는 것은 테러와의 싸움에서의 승리를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빈 라덴의 위험성과 상관없이 그가 촌각을 다투면서까지 제거돼야 할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비도덕적 방법까지 정당화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