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나는 가수다’, 김건모 구제 시청자 뿔났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3. 21. 08:36


나는 가수다’, 김건모 구제 시청자 뿔났다
제작진 “탈락이 본질 아냐…재도전 기회 계속 줄것”




화제 속에 방송중인 MBC ‘우리들의 일밤’의 코너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 연출 김영희 김유곤 이병혁)가 탈락자의 재도전을 허용, 큰 논란에 휩싸였다.

20일 방송된 ‘나는 가수다’는 출연 가수들이 70~80년대 명곡을 부르는 미션을 수행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김건모, 이소라, 윤도현, 백지영, 김범수, 박정현, 정엽 등 7인의 출연진 중 한 명은 500인의 청중으로 구성된 ‘1000개의 귀’의 심사를 통해 최저점을 받은 이가 무대를 떠나게 된다.

이날 탈락자로 선정된 이는 출연진 중 최고참인 가수 김건모였다.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부른 김건모는 자신이 탈락자로 선정되자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다른 출연가수들 역시 눈물을 흘리며 망연자실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MC인 이소라는 “방송을 못하겠다”라며 편집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때 1위를 차지한 윤도현의 매니저인 김제동이 재도전을 제안했고 제작진은 긴급회의를 거쳐 출연진과 당사자가 동의하면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김건모는 재도전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 자리에서 향후 탈락하는 이들에게 모두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덧붙였다.

원칙없는 방송 VS 탈락이 프로그램 목적 아냐

방송 후 프로그램 게시판 및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이날 방송분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대다수 의견은 ‘서바이벌’을 앞세운 ‘나는 가수다’가 방송 초반, 원칙을 깬 것에 분노하는 내용이었다. 방송 직후 프로그램 게시판은 성난 시청자들의 항의글이 몰리며 접속 폭주현상을 빚기도 했다.

방송작가인 김수현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김건모의 퍼포먼스나 노래에 불만이 없다. 그저 평가단 있으나마나 재도전을 급조하고 영리하게도 선택권은 가수에 넘긴 방송사에 입맛이 썼다. 우리의 건모 씨가 멋지게 ‘노우’하기를 바랐을 뿐”이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파워 트위테리언인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 역시 “김건모를 재도전 시켰으면 남은 6명의 가수에게도 재도전 기회를 줘야 합당할 것이다. 그러면 최소 6주동안은 탈락자가 없을 것이니 스릴을 즐길 분들은 7주 후부터 ‘나는 가수다’를 보면 될 것 같다”라고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반면 이날 제작진과 출연진들의 결정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트위테리언은 “한명이 탈락함으로써 긴장과 희열을 느끼기보다, 일곱명의 가수들이 최선을 다해 부른 노래로 감동을 받기 위해 ‘나는 가수다’를 보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전하며 제작진의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나는 가수다’의 김영희 책임프로듀서는 방송직후 노컷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논란이 일 것을 예상했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의 본질은 누군가 한명을 탈락시켜 망신을 주는 게 아니라 일요일 저녁 황금시간대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탈락자에게 계속 재도전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바이벌’ 내세웠을 때부터 예견된 논란...시청자는 어디에?

‘나는 가수다’의 이같은 논란은 초반 이 코너가 기획됐을 때부터 예견돼 왔다는 평가다. 한 방송관계자는 “국내 최정상급 가수들의 점수를 매긴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가수들이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마음에 출연을 허락했지만 결국 결과는 예측된 수순이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제작진이 원칙을 급조함으로써 ‘서바이벌’에서 오는 긴장감과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점이다. 이미 제작진은 코너 런칭 전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이 코너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가수들의 서바이벌’이라는 점을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린 바 있다.

때문에 이 코너에 대해 인지하고 있던 대다수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오락가락 원칙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직접 심사에 참여한 일반인 청중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은데 대한 시청자들의 분노도 상당하다.

고재열 기자는 “‘나는 가수다’의 김건모 재도전 결정에 대해 어느 트윗 친구 분이 그러더군요. 500명의 심판이 500명의 들러리가 되었다고. 500명 심판은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고 동료 가수들만 음악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전제는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방송관계자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들의 서바이벌을 내세운 프로그램에서 스스로 룰을 깬다면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작진으로서는 결국 악수를 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난국을 타개해나갈 또다른 카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