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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1년 “스러진 병사 모두 내 아들” … 46개 묘비 매일 닦는 어머니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3. 14. 08:58


천안함 폭침 1년 “스러진 병사 모두 내 아들” … 46개 묘비 매일 닦는 어머니

고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씨가 지난 12일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용사 묘역에서 비석을 닦고 있다. 강씨는 지난해 4월 이후 매일 이곳을 찾아 묘역을 정돈해 왔다.
고 임재엽(사진)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56)씨는 매일 대전현충원에 나온다. 지난해 4월 29일 천안함 전사자들이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이후 집안 대소사 말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마른 수건으로 묘비들을 일일이 닦고 있다. 12일 오후에도 남편 임기수(59)씨와 함께 현충원에 있었다.

 비석에 새겨진 이름 사이의 먼지까지 정성스레 닦아내던 강씨는 “(천안함 유족 중에) 저 혼자 대전에 사니까 제가 다 돌봐야죠. 다른 어머니들도 대전에 사셨다면 다 이랬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강씨는 비석을 닦는 일뿐 아니라 추모하러 온 사람들이 두고 간 조화를 정리하고, 태극기가 꽂힌 위치를 바로잡는 일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어느 날 아들 유품을 정리하는데 재엽이가 10살 때 현충원에서 헬리콥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있더라고요. 16년이 지나 이곳에 묻힐 줄 누가 알았겠어요.”

 강씨는 잠시 울먹이더니 “그래도 태민이(고 강태민 상병)네처럼 산화(시신을 찾지 못함)한 애들보다 아들의 얼굴이라도 확인한 내가 좀 낫다”며 다른 유족들의 사정을 안타까워했다. 강씨는 묘를 돌보는 내내 ‘태민이, 정훈이(고 박정훈 병장)’ 등 46용사의 이름을 마치 친아들처럼 불렀다.

 전날인 11일엔 고 안경환 상사의 어머니와 여동생 부부가 묘역을 찾았다. 강씨는 고 안 상사의 유족이 묘비 앞에 술을 올리는 것을 보고 눈물이 터졌다고 했다. 고 김태석 원사의 유족과 군 동기생들, 고 박정훈 병장의 부모와 친할머니도 12일 오후 현충원을 찾았다. 육군 정보통신학교 초군반 장교 100여 명도 닻 모양의 조각물 앞에 놓인 천안함 용사들의 제단을 찾아 참배했다.

권율정 국립현충원장은 “천안함 사건 1년이 다 돼 가는 지금도 주중에는 수십 명, 주말에는 100명 이상의 조문객이 이곳을 찾는다. 유족과 군인뿐 아니라 대학생이나 가족 단위의 일반 조문객도 많다”고 말했다.

 강씨는 14일 추도 법회에 대해 “나와 재엽이 모두 천주교 신자지만 우리 아들을 위해 열리는 추모행사인 만큼 가서 기도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