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삼일절 독도 울린 ‘애국가’ …김장훈 첫 독도공연 성공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3. 1. 19:14


삼일절 독도 울린 ‘애국가’ …김장훈 첫 독도공연 성공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애국가’(독립군들이 부르던 버전)를 부르던 가수 김장훈의 목소리는 우렁차기 이럴데 없었다. 200여 독도 원정대의 합창까지 어우러지며 애국가 소리가 쩌렁쩌렁 독도를 휘감았다.


. 일제 치하의 애끓던 우리 젊은이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를 뛰어다녔던 90여년전의 바로 그 날, 3·1절에 독도에서 부르는 애국가는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은 감회를 안겨주었다.

가수 김장훈이 1일 오후 1시20분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회원 및 일반 참가자로 구성된 200여 독도 원정대를 이끌고 독도에 입도, 감격의 <독도 페스티벌> 공연을 치러냈다. 독도에서 열린 최초의 대중가수 공연이었다.

독도 선착장에 첫 발을 내딛은 김장훈은 한 동안 말문을 열지 못했다. 동도와 서도를 천천히 훓어보며 숨을 크게 들이 마실 뿐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독도는 봄이 머지 않았음을 알리듯, 녹색 이끼를 머금고 있었다. ‘새들의 고향~’이란 노랫말속에 등장했을 법한 갈매기떼도 <독도 원정대>의 방문에 한껏 소리를 냈다.

우리땅 독도의 절경은 예상 이상이었다. 어느 공연도, 어떤 세트도 독도를 배경으로 한 <독도 페스티벌>에 견줄 수 없는 듯 했다.

공연에 앞서 김장훈은 “독도와의 첫 만남이 연인과의 첫 키스만큼이나 달콤하고 영원히 기억되는 순간이 될 듯하다”고 했다. “오길 잘했고, 앞으로도 계속 오겠다.”

김장훈은 이어 “묵호항 등에서 출발한 배가 중간에 회항했다는 소식을 들어 걱정했는데 우리 배만큼은 다행히 도착했다”면서 “접안이 가능한 날이 1년에 30여일 정도 밖에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고맙게도 독도가 우리에게 길을 내주었다”며 감격해 했다.


김장훈이 한국홍보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와 함께 독도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공연은 시종 열광적이었다. ‘난 남자다’ 오! 필승 코리아’ ‘소나기’ ‘고속도로 로망스’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이 시종 울려퍼지는 사이 대형 태극기와 ‘독도 원정대’ 깃발이 펄럭였다. 생기가 넘친 독도였다.

전날 2~5m의 높은 파도가 출렁대며 독도 원정대의 길을 가로막았던 동해는 하루간 속을 태운 뒤 3·1일에서야 길을 내주었다. 접안을 앞두고 매섭게 휘몰아쳤던 비바람도 공연을 즈음해선 숨을 죽였다.

4시간이 넘게 거친 바다를 뚫고 오느라 김장훈과 일행은 사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김장훈은 배멀미와 공항증으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고통스러워했다.

독도 내 공사를 위해 독도에 머물고 있던 울릉군민 김두일씨(71)는 “비도 오고 그래서 못올 줄 알았다”면서 “여간해선 허락지 않는데 오늘같이 뜻깊은 날 귀한 손님이 온다고 독도가 마음을 연 것같다”고 말했다.

독도 원정대 일행 중에는 외국인도 눈길을 끌었다. 모로코에서 인터넷을 통해 반크 회원이 됐던 요네스 엘가스미(23)는 “인턴십 과정으로 두 달간 한국에 체류중”이라며 “동해를 직접 보고 독도까지 오게 돼 기쁘다”고 했다. 그는 “내가 접했던 반크의 다양한 역사와 기록은 독도가 한국땅임을 분명히 알려준다”며 “이렇게 아름다운 섬인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반크 회원인 류정주양(17·고2)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벅차오르는 감정을 달래느라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류양은 “어렵게 왔다”면서 “힘차고 뜻깊은 공연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님을 맞던 독도경비대원은 “김장훈씨가 온다는 소식에 모두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그간 고생한 경비대원들에게 3·1절을 맞아 좋은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독도 페스티벌>이 성사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원정대 일행은 28일 독도 출항을 시도하려 했지만 풍랑주의보로 삼척 인근에서 1박을 해야 했다. 이들이 묵은 숙소 씨스포빌에선 독도 전문가 세종대 호사카 교수,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겸임교수 등의 강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1일 새벽 5시 풍랑주의보가 해제되자 200여명의 독도 원정대, 150여명의 공연 스태프 및 취재진들을 태운 ‘씨스타호’가 오전 9시10분 우렁찬 뱃고동을 울리며 강릉항을 출발해 250㎞ 남짓한 뱃길을 항해했다. 너울성 파도를 뚫고 오후 1시20분께 독도에 접안해 오후 3시30분 역사적인 공연이 열릴 수 있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