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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256M 세계 첫 개발로 삼성, 완전한 기술 자립 이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 5. 08:38


“94년 256M 세계 첫 개발로 삼성, 완전한 기술 자립 이뤄”

2011 신년기획 대한민국 경제 국보 - 제3호 삼성전자 64KD램
황창규 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세계 최대의 반도체 기업 인텔을 창업한 고든 무어는 1965년 반도체 기술의 발전속도를 분석한 결과 1년6개월마다 하나의 칩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수가 두 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발표했다. 2002년 국제반도체학회(ISSCC)에서 당시 삼성전자 황창규(58·사진) 반도체총괄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 용량이 1년에 두 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주장했다. 이른바 ‘메모리 신성장론’이다.

 최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황창규 지식경제 R&D(연구개발)전략기획단장을 만났다. 지난해 4월 ‘국가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이 자리에 앉았다. ‘국가 CTO’란 한국의 중장기 전략산업을 발굴·육성하는 임무를 지식경제부에서 위촉받은 장관급 민간 전문가다.

 64KD램을 개발했지만 일본의 벽을 넘는 것은 한동안 쉽지 않았다. 황 단장은 한국 반도체가 일본을 확실하게 따돌리는 계기가 된 256MD램의 개발 주역이다. 그는 “반도체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스템 반도체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자동차와 헬스케어 기기 등에 들어가는 구동칩이다. 우리나라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도 안 된다. 그는 “정보기술(IT) 융·복합형 시스템 반도체는 우리도 잘 만들 수 있다. 특히 모바일 시스템에 주력하면 조만간 우리가 반도체 통합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64KD램이 경제 국보로 선정된 데 대해.

 “경제 국보로서 의미가 있다. 개발 당시 우리 연구원을 문전박대한 마이크론 임원진과 2000년 식사를 했는데 우리를 벤치마킹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꼈다. 이어 11년 뒤 256MD램 개발에 성공해 일본 기술을 확실히 추월할 수 있었다. 256MD램은 일본에 6개월 이상 앞서 개발돼 한국이 기술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날 이후 삼성은 완전한 기술 자립을 이루었고, 쫓는 자에서 이끄는 자로 지위가 바뀌게 됐다.”

 황 단장은 당시 이 같은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경술국치일(8월29일)을 발표일로 정했다. 언론 지상에는 세계 최초 256MD램 개발 광고를 내면서 구한말 태극기를 사용하기도 했다.

 -256MD램은 자체 기술로 개발했나.

 “역설적으로 일본과의 기술교류가 큰 힘이 됐다. 그전까지 쌓아올린 기술력이 없었다면 일본과의 기술교류도 힘들었을 것이다. 개발 성공 이후 개발팀 20여 명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초청을 받고 청와대에서 식사를 했는데, 일본을 눌렀다는 사실을 너무 좋아하던 김 대통령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이후 1G(기가)D램 등으로 이어지는 숱한 개발경쟁에서 가장 핵심적인 경쟁우위 요소를 꼽는다면.

 “메모리 반도체의 차별화다. 예를 들어 2000년 들어 50조원의 게임기 시장이 형성됐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그래픽 메모리가 필수적이었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요청으로 그래픽메모리를 공급했다.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파악하고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을 많이 키웠다.

 “이 역시 세계 최대 휴대전화업체인 노키아와 제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01년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키울 당시 인텔과 AMD가 주도한 노어 타입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낸드 타입은 10%에 불과했다. 2001년 노키아를 설득해 노키아가 원하는 대로 낸드플래시 메모를 만들어줬다. 시장은 낸드의 90% 점유율로 바뀌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