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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일주일째 곰 ‘꼬마’, 100m를 10초에 주파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2. 13. 08:33


탈출 일주일째 곰 ‘꼬마’, 100m를 10초에 주파
배설물 발견, 포획반경 좁혀


» 서울대공원 우리에서 탈출한 곰 한마리가 6일 오후 경기 의왕 청계산 국사봉 근처 산비탈에서 사람들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이날 오전 우리를 탈출한 곰은 몸길이가 60~70㎝, 몸무게 30~40㎏가량인 6살배기 말레이곰으로 경찰과 소방당국이 주변 지역을 통제한 채 행방을 찾고 있다.

말레이 곰이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을 탈출한지 12일로 일주일을 맞았다.

말레이 곰 포획을 위해 경찰과 소방, 서울대공원 관계자 등으로 꾸려진 300여 명의 수색대가 동원됐으며, 지난 9일부터는 포획틀 등이 청계산에 설치돼 곰을 유인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측은 “동남아시아에서 서식하는 탈출 곰 '꼬마'가 영하의 날씨 속에 일주일째 '숨박꼭질'을 하고 있지만, 목격된 모습이나 행적 등으로 봐서는 아직까지 건강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 배설물 발견…등산객이 남긴 먹이로 허기 떼워


서울대공원은 12일 오전 11시께 '꼬마'를 포획하기 위해 지정했던 트라이앵글 지역을 반경 3.5㎞에서 500m로 축소해 이 곳에 포획틀 등을 이전 설치했다.

기존에는 '꼬마'가 청계사를 기점으로 이수봉~국사봉(2㎞), 이수봉·국사봉~과천매봉(4㎞) 등 반경 3.5㎞에 숨어 있을 것으로 보고 이 곳에 포획장비를 설치했지만, 지난 11일 오전 11시30분께 국사봉 주변 동굴에서 곰의 흔적을 발견함에 따라 범위를 좁혔다.


서울대공원측은 이 곳에서 '꼬마'가 잠을 잤던 흔적과 발자국, 배설물을 발견했다.


배설물에서는 다래씨와 사과씨, 포도씨 등이 확인돼, '꼬마'가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음식물로 허기를 떼워 온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대공원측은 이 곳 주변으로 센서가 장착된 포획틀 3개와 안전올무 5개, 무선인식CCTV 3개를 이전 설치했으며, '꼬마'를 유인하기 위해 포획틀 안에 넣어둔 꿀과 정어리, 포도주 등도 새 것으로 바꿨다.


서울대공원측은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지리산곰복원팀에 요청해 포획틀 1개를 추가 지원받아 이 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꼬마' 못잡나, 안잡나


서울대공원과 경찰·소방당국은 '꼬마'가 동물원을 탈출한 지난 6일부터 3일동안 청계산 입산을 전면 통제하고, 300명이 넘는 수색대를 동원해 대대적인 포획작업을 펼쳤다.


소방헬기와 엽사 8명, 수색견 13마리도 동원돼 해가 뜰무렵부터 질때까지 청계산 곳곳을 훑었다.


헬기에서 '꼬마'를 발견한 뒤 무전을 통해 지상으로 발견 위치를 전달, 추격전을 펼치는 방식으로 수색이 이뤄졌다.


하지만 지상 수색대가 이동하는 동안 '꼬마'는 100m를 10초안에 주파하는 무서운 속도로 수색대를 따돌렸다.


몸 길이 1m도 채 안되는 30㎏ 정도의 작은 체구를 가리는 울창한 숲도 포획을 어렵게 했다.


공격 성향이 아니란 점은 오히려 포획을 어렵게 했다. 사람을 보면 곧바로 달아나는 습성때문에 포획이 그만큼 어려웠다는게 서울대공원측의 설명이다.


계속되는 헬기의 소음과 수색대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꼬마'의 몸상태를 우려한 서울대공원측은 급기야 지난 9일부터 포획작전을 전면 개편, 수색에서 유인으로 변경했다.


'꼬마'의 건강상태 뿐만 아니라 이대로는 도저히 곰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었다.


서울대공원측은 지난해 2009년 강원도 화천에서 탈출한 곰을 포획틀을 이용해 일주일만에 잡은 사례를 토대로 '꼬마'가 이르면 3일, 늦어도 7일 안에는 잡힐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체구가 작고 속도가 빨라 도저히 '꼬마'를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굶주려 있을 '꼬마'를 먹이로 유인해 잡는 것이 최상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꼬마' 몸상태는 '이상 無?'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지난 11일 발견된 '꼬마'의 배설물을 확인한 결과 큰 이상은 없어보인다고 밝혔다.


다래씨가 배설물에 섞여 있는 것으로 봐서는 등산객이 남기고 간 음식물과 함께 야생에서 찾은 먹이감으로 허기를 떼웠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일주일째 굶주렸다해도 겨울을 대비하는 곰의 특성상 가을철에 이미 평소보다 먹이를 두배이상 섭취, 피하지방을 늘렸기 때문에 보름정도는 먹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다는 게 대공원측의 설명이다.


'꼬마'가 동물원에서 섭취하는 먹이는 닭고기 반마리와 고구마, 사과 등 하루 500g. 하지만 겨울철에는 섭취량이 급격히 줄어 하루 100g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습성이나 배설물 등을 봐서는 굶주림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열대지방에서 태어난 '꼬마'가 이 추위를 어떻게 견디고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수색비용, '꼬마' 몸값 배이상 소요


'꼬마'가 서울대공원을 탈출하면서 연인원 300여 명이 수색에 동원되고, 헬기와 포획틀 등 각종 수색장비가 투입됐다. 이로 인해 수색에 소요된 비용만 수천만원인 것으로 추정됐다.


'꼬마' 탈출 뒤 3일동안 소방헬기 돌핀은 하루 6시간 이상 청계산 상공을 날았다. 이 헬기에 든 기름값만 모두 600여 만원에 이른다.


돌핀은 경유와 등유를 혼합한 JET-1을 최고 1158ℓ까지 주유할 수 있는데, 모두 주유하면 3시간10분 정도 날 수 있다. 하루 2차례 이상 주유한 것으로 추정했을 때 1ℓ 당 800원 정도인 JET-1을 3일동안 주유한 값만 555만원에 이른다.


또 연일 동원된 수색대 300여 명의 인건비는 제외하더라도 산속에서 해결한 밥 값만 3일동안 하루 2끼씩 1000만원 가까이 들었다.


이 밖에 '꼬마'를 유인하기 위해 투입한 먹이 값이 100만원 이상 소요됐으며, 무상대여된 포획틀과 올무 등도 수백만원 어치나 된다.


수색에 동원된 엽사 8명과 수색견 13마리 값도 환산하면 1인당 하루 30~50만원씩 1000만원에 가까이 이른다.


이에 비해 탈출한 6살짜리 '꼬마'는 2006년 9월 말레이지아에서 1300만원에 들여왔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꼬마'는 멸종위기 1급 종이어서 사살하거나 방목할 수 없는 동물“이라며 “탈출한 '꼬마'를 포획하기 위해 많은 비용과 인력이 동원된 만큼 어서빨리 '꼬마'가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