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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트선재센터 현대미술로 재구성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2. 8. 09:17






일본 만화 ‘망가’ 전시공간속으로
서울 아트선재센터 현대미술로 재구성
  

  

국내에도 애호가층이 두터운 일본 만화 ‘망가’가 미술관 전시공간 속으로 들어왔다.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지난 4일 개막한 ‘망가: 일본만화의 새로운 표현’ 전은 일본 망가의 원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라 3차원의 미술로 재구성한 본격 현대미술전이다.

일본인 다카하시 미즈키 기획의 이번 전시에는 일본 망가 작가 9명의 작품 9점이 회화 영상 설치 등의 장르로 새로운 이미지를 드러낸다. 록밴드가 등장하는 음악이야기를 담아낸 해럴드 사큐이시의 ‘벡’은 3개의 스크린을 활용한 영상작품으로 재탄생했다.

한편 바닷속 미지의 세계를 다룬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해수의 아이’는 흰 막으로 둘러싸인 둥근 공간에 전시된 원화들이 물고기처럼 설치돼 있다. 클래식음악 소재의 니노미야 도모코의 ‘노다메 칸타빌레’의 경우, 자동 피아노에서 클래식음악이 흘러나오는 공간에 망가 그림이 액자 속 명화처럼 걸려있다.

서울전은 일본 출신의 스타작가 나라 요시토모의 전시에 참여했던 도요시마 히데키가 전시디자인을 맡아 2개층에 9개 망가의 이미지를 재구성했다. 개인공간에서 편한 자세로 접하게 되는 만화를 전시공간에서 감상하는 대상으로 변화시킨 것은 망가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힌 시도로 흥미롭다.

초등학생 대상의 순정만화 잡지에 연재됐던 안노 모요코의 ‘슈가 슈가 룬’은 마녀의 여왕이 되기 위해 경쟁하는 두 주인공의 이미지를 담은 부조 형태의 액자들에 장식적인 검정 기둥들이 더해졌다(사진). 한편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고수가 등장하는 와카키 다미키의 ‘신만이 아는 세계’의 전시장은 1인용 책걸상 12개가 들어선 교실처럼 꾸몄다.

이밖에 종이매체 외에 인터넷으로도 작품을 발표해온 교 마치코의 ‘센넨화보’는 그림같은 망가로 눈길을 모은다. ‘시험이 끝난 후’란 제목의 작품은 교과서에서 떼어낸 미니스티커들이 꽃처럼 날아가는 장면을 담고 있다. 꽃·키스 등 일상의 순간과 이미지를 담아낸 작품들이 맑은 수채화처럼 서정적이다.

구라모치 후사코의 ‘역에서 5분’, 아사노 이니오의 ‘소라닌’, 마쓰모토 타이요의 ‘넘버 파이브’ 등도 다양한 이미지로 변신이 이뤄졌다. 망가 조각들을 벽면에 띠처럼 두르고, 그림은 생략한 채 지문만 기록하거나 대형 벽화처럼 클로즈업한 망가 등은 책과는 또다른 볼거리와 재미를 전한다.

전시가이드북도 만화 형태로 만들었고, 전시장 1층에 만화방을 갖췄다. 전시는 2011년 2월13일까지.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