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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사망 원인 알 때까지 장례 못해” 전사자 유족들 강하게 반발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1. 25. 14:31


“명확한 사망 원인 알 때까지 장례 못해” 전사자 유족들 강하게 반발

북한군의 포격으로 숨진 고 서정우 병장(22)과 문광욱 이병(20)의 유족들은 24일 군의 부실한 사고경위 설명에 울분을 토했다. 유족들은 사망원인을 명확하게 알기 전까지는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해병대사령부는 이날 서 병장과 문 이병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유족들이 동의하면 오는 27일쯤 합동영결식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유족들은 “사망 경위 등 의문점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례를 치를 수 없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서 병장의 큰아버지는 “군 당국이 금쪽 같은 자식을 떠나 보낸 부모를 우롱하고 있다”면서 “군에서는 장례만 서둘러 진행하려 한다. 숨진 지 하루가 지났는데 사망 시간과 장소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날 오전 있은 시신 검안에서 서 병장의 다리 한 쪽이 훼손되고 없었다”면서 “가슴에 총상이 없는 것을 보면 과다출혈로 숨졌을 수도 있는데 당시 응급치료를 제대로 받기나 했던 거냐”고 따졌다.

또 다른 유족은 “전사자에 대한 첫 목격자 녹음 기록만 들춰봐도 기본적 사고 현황은 파악할 수 있다”면서 “오죽하면 아군이 쏜 폭탄에 죽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군이 의도적으로 감추려는 것이 아니라면 현 상황에서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은 군이 설득력있는 수사 결과를 내놓을 때까지 장례절차 등을 협의하지 않기로 했다. 필요하다면 국방부 장관을 만나 직접 진상규명을 요청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검·경찰과 함께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가족들에게 최대한 빨리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유족들이 요청한 사고 현장 방문에 대해서는 “본부 측과 구체적 일정을 협의해 보겠다”면서 수용 의사를 밝혔다.

두 장병의 시신이 안치된 국군수도병원 분향소에는 이날 각계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국회 국방위원장 원유철 의원과 전 국방장관 김장수 의원이 찾아 조문했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도 방문해 “국가를 위한 희생에 대해서는 군에서 끝까지 책임지겠다”면서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밖에 현역 해병대 장병들도 찾았다. 서 병장 출신 대학인 단국대 천안캠퍼스 재학생들과 장호성 총장도 조문하고 애도했다.

한편 해병대사령부는 이날 고 서 병장과 문 이병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서 병장은 지난 23일 마지막 병장 휴가를 받고 인천으로 나가기 위해 연평도 선착장에서 여객선을 기다리던 도중 포탄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하고 부대로 복귀하다 포탄 파편에 맞아 숨졌다. 서 병장은 연평부대 중화기 중대의 최고 공용화기 사수였다.

지난 8월 연평부대 본부중대 수송반으로 배치된 문 이병은 북한군의 포격 당시 포병 사격훈련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변을 당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문 이병은) 기습적인 북한의 포격 속에서 전투 준비를 하다 포탄의 파편상을 입어 전사했다”고 말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