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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 덕아웃 퇴출… 김성근 감독 심리전 이번에도 통할까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0. 17. 10:16


양준혁 덕아웃 퇴출… 김성근 감독 심리전 이번에도 통할까


인천=양준호기자 pires@hk.co.kr김성근 감독1  
김성근 감독



한국시리즈에 오른 최종 두 팀은 신경이 곤두서게 마련이다. 우승컵이 눈앞에 보이다 보니 투지는 불타오르고, 상대팀의 일거수일투족이 눈에 거슬린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은퇴한 삼성 양준혁의 덕아웃 착석 논란으로 일찌감치 달아올랐다.

김성근 SK 감독은 지난 14일 미디어 데이에서 양준혁이 플레이오프 내내 덕아웃에 앉아 있었던 문제에 대해 “원리 원칙에서 벗어난 느낌“이라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나무랐다. 결국 심판위원회는 김 감독의 항의를 받아들여 규정에 따라 한국시리즈에서 양준혁의 덕아웃 동석을 허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은 그동안 포스트시즌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는 어필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해왔다. 상대를 흔들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다. 쌍방울 사령탑이던 지난 96년에는 현대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박재홍이 배터 박스 앞쪽에 자리를 잡아 타격 시 왼발이 선 밖으로 나온다'며 부정 타격 의혹을 제기했다.

김 감독의 어필은 효과를 발휘했다. 준플레이오프 때 7할대의 맹타를 휘둘렀던 박재홍은 부정타격 논란에 휩싸인 뒤 플레이오프에서는 15타수 2안타(0.133)로 급전직하했다. 얄궂게도 지난 2007년 김 감독이 SK 지휘봉을 잡게 되며 둘은 사제 사이로 만나게 됐다. 김 감독은 사령탑 부임 이후 박재홍의 타격폼을 교정하며 “내가 그 때 그 얘기(부정 타격)를 해서 고치느라 힘들다“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 감독은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상대의 외국인 원투펀치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의 부정 투구를 언급했다. 리오스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세트 포지션을 정확히 취하지 않고, 랜들은 공을 타자에 보이지 않고 던져 보크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결국 첫 2경기를 내주고도 사상 처음으로 역전 우승을 차지하는 확실한 '약발'을 봤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사인 훔치기' 논란 속에 3차전에서 벤치 클리어링을 벌인 데 이어 5차전에서는 KIA 김상현의 과격한 2루 베이스 러닝을 문제 삼아 선수단을 철수시킨 뒤 끝내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사령탑이 퇴장 당한 건 김 감독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야신'의 심리전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96년 현대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괴물 신인' 박재홍을 묶는 데는 성공했지만 첫 2경기를 모두 잡고 내리 3연패를 당했다. 또 작년 한국시리즈에서는 7차전서 5-1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9회말 나지완에게 통한의 끝내기 홈런을 얻어 맞고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