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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봉하쌀, 북한에 간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0. 14. 06:08


노무현의 봉하쌀, 북한에 간다
신의주에 ‘통일쌀’ 103톤 지원
시민·농민·노무현재단 기부


  정대하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해 퇴임 이후 자전거에 매단 수레에 손녀를 태우고 마을 주변을 달리고 있다. 그는 서민적인 모습으로 국민들 앞에 나타나기를 즐겼다. 사진 노무현 전 대통령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 제공

  


노무현 재단 후원자들이 기부한 봉하 쌀과 전남 농민들이 지은 쌀이 북한으로 간다.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통일쌀 보내기 전남운동본부는 13일 오후 2시 전남 무안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통일쌀 1차분 환송대회’를 열었다. 전남 쌀 100t과 봉하 쌀 3t 등 103t을 실은 화물차 4대는 이날 전남을 출발해 14일 개성을 거쳐 신의주로 향한다. 민간단체의 대북 쌀 지원은 지난달 17일 통일쌀 보내기 국민운동본부와 한국노총이 203t을 보낸 데 이어 세번째다.

통일쌀 전남본부는 강진농협미곡처리장에 선금을 건네고 1차분 통일쌀 100t을 마련했다. 통일쌀 대금은 농민과 시민들한테서 기금을 모아 해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내 22개 시·군 마을별로 주민들이 나락 한되씩을 추렴해 40㎏짜리 한가마 이상씩을 모으기로 했다. 또 전남지역 민주노총과 전교조 조합원들도 5000~1만원의 통일쌀 기부금을 내기로 했다. 쌀독 모양의 저금통 3000여개를 농협과 관공서 민원실 등 공공장소에 설치해 시민 모금운동도 펼친다. 정우태씨 등 민노당 전남도의원 3명과 최경석 도의원 등 4명도 의정비 400여만원을 통일쌀 모금을 위해 내놓았다.

나주시 문평면 북동리 정만식(58)씨는 “나락 40㎏짜리 한가마가 지난해 4만9000원선이었는데 올해는 4만5000원선으로 뚝 떨어졌다”며 “쌀값 폭락을 막으려면 북한에 쌀을 지원해 재고량을 줄이는 것이 해결책인 만큼 25가구 주민들이 십시일반 통일쌀을 모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고향에서 시도했던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 봉하 쌀도 통일쌀로 보낸진다. 노무현 재단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신입 회원 5000여명이 회원 가입 기념 선물로 받은 봉하 쌀을 다시 기부해 모은 5t 중 3t을 통일쌀로 내놓았다.

신미희 팀장은 “10·4 남북정상 선언 3돌을 맞아 통일쌀 보내기 운동이 시작돼 의미가 크다”며 “비록 적은 양이지만 노 전 대통령의 유지가 담긴 봉하 쌀이 북녘으로 전달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박형대 통일쌀 보내기 전남본부 집행위원장은 “통일쌀 보내기는 식량위기에 처한 북녘의 동포를 돕고, 폭락한 쌀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안”이라며 “11월 말까지 10억원을 모아 통일쌀을 2, 3차로 더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