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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잡혔다 풀려난 대통령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0. 3. 09:32


경찰에 잡혔다 풀려난 대통령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47)이 복지혜택 감축에 반발한 경찰 시위대에 의해 구금됐다가 12시간 만에 풀려났다. 극적인 드라마 같았던 이날 하루의 상황은 에콰도르 국영TV는 물론 CNN 등 외신들을 통해 생방송됐다.

지난 30일 오전 경찰 800여명은 임금 인상률을 낮추고 복지혜택을 삭감한 새 법안에 반발, 수도 키토에서 의사당과 공항 등을 점거했다. 코레아는 이들과 대화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흥분한 경찰관들로부터 물병과 최루가스 세례를 받았다. 무릎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던 코레아는 경찰병원에 억류됐고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코레아는 병원 안에서 전화 연결된 TV 방송을 통해 이번 사태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자신은 사실상 ‘포로’라고 선언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위터에 “코레아는 살해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남겼고 남미 10개국이 지지선언을 내놓는 등 에콰도르 정국은 깊은 혼란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치안을 맡게 된 정부군이 이날 밤 늦게 경찰병원에 진입, 코레아 대통령을 구출하면서 반전을 이뤘다. 코레아는 구출된 후 대통령궁 발코니에 서서 지지자들을 향해 “나는 민주주의를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에콰도르인들의 혁명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는 “후세에 역사가 이번 사태의 배후에 있는 이들을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특정인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구출되는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가운데)이 30일 수도 키토에 있는 경찰병원에 억류됐다가 군에 의해 구출된 뒤 방독면을 착용하고 휠체어에 탄 채 호위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에콰도르는 1998년 이후 대통령이 10명이나 교체되는 등 심각한 정치적 혼란을 겪었으며 2007년 코레아 집권 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