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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해진 이청용, 2년차 징크스는 없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9. 19. 13:57


영리해진 이청용, 2년차 징크스는 없다


지난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른 이청용이 더욱 영리해진 모습으로 2년차 징크스는 없음을 알리고 있다.

볼튼의 오른 날개인 이청용은 올 시즌 개막전을 포함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주전으로 활약한 앞선 시즌의 행보를 그대로 잇고 있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웨스트햄전과 4라운드 아스날전에서 동료 공격수 엘만더의 골에 일조하며 2도움을 기록했다.



사실 이청용은 지난 1년여 동안 누적된 피로로 컨디션 저하가 우려돼 지난 시즌의 상승세를 이어갈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작년 FC서울의 일정을 소화하다 볼튼에 입단하자마자 바로 경기에 투입돼 한 시즌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FA컵과 칼링컵 등 40경기에 나섰다. 이어 남아공월드컵 16강까지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활약을 펼치면서 무척이나 바쁜 1년을 보냈다.

그렇지 않아도 이청용은 지난 8월 '조광래호' 출범 후 첫 경기인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이유로 양해를 구하고 대표팀 소집을 뒤로 미뤘다. 이는 풀햄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시즌 거침없이 오른쪽 측면을 내달리던 이청용의 모습을 보기 힘들었고 지친 인상이 강했다. 올 시즌 1호 도움을 올린 웨스트햄전에서도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활발한 움직임은 덜했다.

하지만 다행히 점차 이청용의 기량이 오르는 모양새다. 아스날전에서 시즌 2호 도움을 기록하던 장면을 비롯해 18일 아스톤빌라와의 원정전에서 활약이 빛났고 더욱 영리해진 이청용을 엿볼 수 있었다.

아스날전 2호 도움은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을 재빨리 파악해 볼을 가로챈 뒤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슈팅하려던 와중 나왔는데, 슈팅 각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자 동료 공격수 엘만더에게 볼을 전하는 쪽으로 신속하게 판단해 이뤄졌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상대와 동료의 움직임 등 전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1 무승부를 거둔 아스톤빌라전에서 이청용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않았지만 동료들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여러 차례 제공했다. 동점골부터 이청용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이청용은 측면 침투 후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자신의 등 뒤에 서 있는 동료에게 날카로운 힐패스를 시도했고 이것이 위험지역에서 2번의 패스를 더 거친 뒤 골로 연결됐다. 이 장면에서도 동료의 움직임을 계산한 면모가 드러난다.

후반전 프리킥 대목에서도 이청용의 재치가 엿보였다. 볼튼은 전반전 아스톤빌라의 애쉴리 영에게 프리킥골을 허용했다. 당시 벽을 쌓고 있던 아스톤빌라의 수비수 콜린스가 프리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재빨리 고개를 숙였고 애쉴리 영의 프리킥은 단번에 포물선을 그리며 볼튼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장면을 후반 들어 이청용이 재현했다. 이청용은 후반 막판 동료 테일러가 프리킥을 시도하자 상대 수비수 콜린스가 했던 대로 몸을 숙여 프리킥 공간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테일러의 프리킥은 골로 연결될 뻔 했으나 아쉽게도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그 밖에도 아스톤빌라전에서 이청용의 똑똑한 플레이는 몇 차례 더 도드라졌다.

이청용은 아직 시즌 초반인 터라 최상의 컨디션에 오른 상태는 아니나 앞선 시즌보다 더 영리해진 플레이는 2년차 징크스 없이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