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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미소뒤에 숨겨진 지독한 고독감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9. 11. 16:11


김연아의 미소뒤에 숨겨진 지독한 고독감


위대한 승리였다. 지난 벤쿠버 올림픽. 피겨의 여싱에서 대관식이 화려하게 거행됐었다. 이건 김연아의 승리이자, 대한민국의 승리이며, 그리고 ‘정의’의 승리이기도 했다. 정의의 승리라고?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비판받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치팅이 난무하는 피겨계에 교과서같은 바른 기술을 구사하는 김연아였다. 그리고 특별히 미디어나 협회의 도움을 받지 않고 독보적인 실력만으로 세계인에게 감동을 선사한 그녀다.

최고의 결과를 얻기까지 걸어온 과정은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플림점프에 문제제기를 하고, 전문가조차 극찬하는 트리플콤비점프에 다운그레이드를 받았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결코 심판들의 실수가 아닌, ‘김연아 흔들기’였다고 우리는 확신하고 있다. 이런 부당한 시도에도 김연아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피겨변방국의 김연아 선수는 ‘벙어리3년, 귀머거리3년, 봉사3년’이라는 말처럼 갖은 시련 속에서 인내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김연아는 모든 과정을 슬기롭게 대처해나갔고, 이겨냈다. 그렇지만 김연아 흔들기 중, 플립점프의 문제제기는 김연아 선수를 가장 안타깝게 했다. 이에 김연아 선수는 피겨인들의 찬사들 받던 3f+3t를 3lz+3t로 교체했다. 그리고 콤비로 뛰던 플립은 단독플립으로 대체했다. 3lz+3t는 성공적이었다. 그 전의 콤비점프보다 점수도 높았고, 성공률도 비슷했다. 하지만 단독플립은 지난 시즌 김연아를 가장 괴롭힌 점프가 돼버렸다. 그 어렵다던 트리플콤비점프에 플립을 사용했을 만큼 김연아가 정말 쉽게 뛰던 플립이 그것에 약간의 수정을 가함으로써 성공률이 떨어져 버린 것이다.

지난 시즌 김연아는 플립점프에서 유독 실수를 많이 했다. 그것은 올림픽 직전 대회인 그랑프리파이널까지 어어 졌다. 따라서 이번 올림픽에서 김연아의 가장 큰 과제는 플립점프의 성공여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다행하고 감사하게도 쇼트, 프리 모두 클린이었다. 그러나, 만약 김연아가 플립점프에서 실수를 범했다면 어떠했을까? 정말 분하고 억울할 일이었을 것이다.

09-10시즌 김연아가 플립을 미스 할 때마다 울분이 쌓였었다. 김연아를 흔들려는 세력들이 음침한 방구석에서 미소를 짓는 광경은 상상만 해도 끔직한 일이었다. 그러나 벤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는 세계인을 감동시키는 명품 연기를 선보임으로써, 보기 좋게 저들을 통쾌하게 날려버렸다. 이보다 더 시원할 수 없는 일이다. 오랜 인고의 세월 끝에, 김연아는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이것은 김연아의 승리이자, 정의의 승리였다. 김연아의 승리가 더욱 기쁘고, 값진 이유가 이것이다.

분명한 것은 ‘김연아 흔들기’는 앞으로도 계속되리라는 것이다. 심판들의 장난질로는 '여왕 연아'를 흔들 수 없었기에 더 강도 높은 흔들기가 시작될 것이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룰 변경이다. 비상식적인 룰 변경으로 연아선수를 압박하려 한다. 누구는 말할 것이다. 김연아는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그러나 그녀의 웃음 뒤에는 수많은 난관들을 헤쳐 나가는 고독감과 쓸쓸함이 베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아직도 홀로 피겨계의 기득권세력들을 헤쳐 나가야만 한다. 그 얼마나 쓸쓸하고 고독할 것인가. 우리는 연아양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가 그녀의 전부일거라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행복한 스케이터라고 단정 짓는 것은 아닐까. 연아선수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팬들의 아낌없는 성원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