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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순간 ‘펑’… 연기 자욱… 유리창 다 박살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8. 11. 08:20


출발 순간 ‘펑’… 연기 자욱… 유리창 다 박살

ㆍ행당동 버스 폭발사고
ㆍ여승객 양발목 절단·화상… 연료통 가스누출 폭발 추정

서울 도심을 주행하던 압축천연가스(CNG·Compressed Natural Gas) 시내버스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승객 3명이 크게 다쳤다. 그중 왼쪽 앞바퀴 뒤편 폭발 지점 가까이 앉아 있던 20대 여성 1명은 중태다. 또 승객과 행인 등 14명이 경상을 입었다.

9일 오후 4시57분쯤 서울 성동구 행당동 지하철 5호선 행당역 4번 출구 앞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송모씨(52)가 몰던 241B번 시내버스가 폭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행당동 논골사거리에서 무학여고 방향 3차로로 진행하던 버스가 행당역을 20여m 앞두고 신호대기하는 상태에서 일어났다. 사고 당시 버스에는 승객 15명이 타고 있었다.


서울 행당동 행당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9일 오후 시내버스가 폭발한 직후 버스 회사 관계자가 버스의 연료탱크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승객들은 폭발 순간 ‘펑’ 하는 소리가 들렸고, 버스에서 연기가 치솟았다고 말했다. 맨 뒷자리에 앉아 있던 최민석군(14·중1)은 “버스가 정차해 있다 출발하려는 순간 ‘펑’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다 깨지고, 연기가 차량 밖에서 안으로 올라왔다”면서 “차가 크게 흔들리며 유리창이 깨지는 것을 보고 같이 타고 있던 친구와 함께 창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왼쪽 뒷바퀴 창가 자리에 앉았던 이재호씨(31)는 “갑자기 눈앞이 새하얘지고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퍼졌다”며 “깨진 창문으로 뛰어내렸고, 2차 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폭발한 버스는 전조등이 모두 깨지고 창문도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일부 좌석은 뒤집혀 찌그러졌고 왼쪽 앞바퀴 뒤쪽이 크게 벌어져 있었다. 경찰은 “버스 왼쪽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에 자리한 8개 연료탱크 중 앞바퀴 바로 뒤에 있는 1번 탱크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폭발과 함께 버스 차체와 유리창 파편이 튀면서 사고 현장 주변 상가의 유리창과 주변 차량 등도 파손됐다. 인근 직장에 다니는 이세미씨(29)는 “ ‘펑’ 하고 천둥소리 같은 굉음이 나서 나가보니 차가 가로수에 부딪쳐 있었고, 유리창이 다 깨져 있었다.

폭발 소리가 버스 두세 정류장 떨어진 곳까지도 들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폭발 당시 버스가 한 뼘 정도 공중에 붕 떴다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성동소방서와 성동경찰서 소속 소방대원과 경찰관 80여명은 부상자들을 응급처치한 후 주변의 한양대부속병원 등으로 옮겼다. 승객 가운데 이모씨(28·여)는 양쪽 발목이 절단되고 온몸에 화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쳤다. 부상이 경미한 승객들은 치료를 받은 후 귀가했다.

버스 운행사인 대원교통 관계자는 “버스에 화재가 나지 않았는데도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볼 때 가스탱크 자체 결함에 따른 폭발로 보인다”며 “가스공사 정기 안전점검 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버스 회사 등을 상대로 차체 결함, 정비 불량 여부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