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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질 받으며 달려온 길, 수호천사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8. 3. 06:17


손가락질 받으며 달려온 길, 수호천사
고난 함께한 스니커즈 소재 타이틀곡…록·일렉트로닉 버무려
윤도현 방송 하차 뒤 ‘정체성’ 고민…“한국적 록 음악 만들 것”


  서정민 기자  

  
  록과 일렉트로닉을 융합한 프로젝트 음반을 발표한 밴드 와이비. 왼쪽부터 박태희(베이스), 허준(기타), 윤도현(보컬), 김진원(드럼).


프로젝트 앨범 낸 YB
와이비(YB·윤도현밴드)가 색다르게 변신했다. 록과 일렉트로닉 음악을 융합한 프로젝트 앨범〈와이비 vs 아르아르엠〉을 통해서다. 3인조 일렉트로닉 그룹 아르아르엠(RRM·리스키 리듬 머신)과 한 공동작업의 결과물이다.

록과 일렉트로닉의 결합은 몇년 전부터 영국·미국에서 하나의 흐름을 이룰 만큼 널리 퍼지고 있다. 이른바 ‘돌아온 뉴웨이브 록’ 또는 ‘클럽 록’이다. 서울 홍대 앞 인디신에도 이런 음악을 하는 몇몇 밴드들이 등장했다. 와이비의 시도가 조금은 늦은 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 물론 새로운 시도는 아니죠. 그렇다고 최근에 와서야 하루아침에 뚝딱 만든 건 아니에요. 예전에 클럽에서 디제이와 공연을 몇번 해본 이후 이런 식의 작업을 음반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어요. 하지만 서두르다 졸작이 나올까봐 많이 묵혔죠. 그러다 보니 좀 걸렸네요.”(윤도현·보컬)

오랜 숙성은 헛되지 않았다. 춤추기 제격인 ‘클럽 록’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경쾌하고 신나기보다는 묵직하고 진중한 감상용 음악에 가깝다. 록과 일렉트로닉이 상대 영역을 침범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서로의 색깔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윤도현은 “와이비 고유의 스타일과 아르아르엠 고유의 스타일이 어우러져 장르 불문의 음악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앨범에는 신곡 두 곡과 새로 편곡한 기존 곡 등 모두 다섯 곡이 담겼다. 타이틀곡 ‘스니커즈’는 윤도현이 자신의 낡은 신발을 보고 만든 곡이다. “화장실에 가려고 연습실을 나오는데 문 앞에 놓인 다 떨어진 스니커즈가 참 외로워 보였어요. ‘넌 틀렸어, 넌 아니야’ 하고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계속 달려와 여기까지 왔어요. 그때부터 함께 해온 스니커즈는 저의 ‘수호천사’인 셈이죠. 그 신발 지금도 버리지 않고 잘 가지고 있어요.”

“세상에 검게 퍼진 거짓이 날 삼키려 하네”라는 구절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또다른 신곡 ‘거짓’은 박태희(베이스)가 쓴 곡이다. 그는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거짓은 따지고 보면 일제 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며 “효창공원에 있는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 묘비에 새겨진 ‘유방백세(遺芳百世): 꽃다운 향기여 영원하라’라는 문구에서 ‘꽃다운 향기를 가진 그대의 삶을 기억해’라는 노랫말을 따와 거짓과 대비를 시켰다”고 말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