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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허정무 출사표는 파부침주(破釜沈舟)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6. 18. 22:11


<월드컵> 허정무 출사표는 파부침주(破釜沈舟)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나이지리아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3차전을 앞둔 결연한 각오를 한마디로 요약한 말은 `파부침주(破釜沈舟)'였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으로 싸우겠다는 굳은 의지를 비유한 고사성어다.

   진(秦) 나라를 치려고 군사를 일으킨 항우(項羽)가 쥐루(鉅鹿) 전투에서 장하를 막 건넜을 때 병사들이 결사 항전에 나서도록 타고 왔던 배를 부숴 침몰시키고 싣고 온 솥마저 깨뜨렸다는 데서 유래했다.

   허정무 감독이 한국의 16강 진출 운명을 결정할 나이지리아와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얼마나 결연하고 절박한지를 대변한다.

   한국은 그리스와 1차전에서 2-0으로 이겨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2차전 상대였던 아르헨티나아에 1-4로 완패했다. 나이지리아와 최종전에서 진다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꿈은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허정무 감독으로선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나는 아직 공항으로 갈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했던 것과 닮았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때 한국의 4강 신화를 창조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승리의 염원을 담아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했던 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0월드컵>16강을 향해
18일 오후(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 올림피아 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대표팀 회복훈련에서 허정무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의적절한 사자성어로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아마 4단의 바둑 고수인 그가 즐겨 쓰는 바둑 격언은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내 돌을 먼저 살리고 나서 상대의 돌을 잡으러 간다'는 뜻으로 수비를 굳건히 하고 기회가 생길 때 한방으로 승부를 가르겠다는 허정무식 실리축구를 잘 보여준다.

   허 감독은 또 지난 1월3일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새해 첫 훈련을 지휘하고 나서 `호시탐탐(虎視耽耽)'과 `호시우보(虎視牛步)'라는 사자성어로 남아공 월드컵을 맞이하는 각오를 전했다.

   호시탐탐은 호랑이가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노려본다는 뜻이고, 호시우보는 호랑이처럼 예리한 판단력과 소처럼 신중한 행보를 뜻한다.

   `호랑이가 먹이를 놔두고 노려보는 자세로 노력하고 호랑이 눈처럼 날카롭게 판단하면서도 목표를 행해 우직하게 나아가겠다'는 의미였다.

   나이지리아와 최종 3차전을 앞두고 결연한 출사표를 밝힌 허정무 감독이 한국인 첫 월드컵 승리 감독 영광을 누린 데 이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까지 지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