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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세대교체론’은 박근혜 견제용?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6. 15. 22:53


MB ‘세대교체론’은 박근혜 견제용?


  

» 한나라당 쇄신모임 의원들이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명박 대통령 발언과 당 쇄신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14일 텔레비전 연설로 공식화된 당·정·청 ‘세대교체론’이 여권을 술렁이게 했다. 이 대통령이 연설에서 한나라당에 “시대를 주도하고 젊고 활력있는 정당으로 변모”할 것을 주문하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청와대와 정부에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 인사들이 대거 기용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당장 15일 한나라당에서 친이명박계의 정두언(53)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이 ‘세대교체’와 ‘보수혁신’, ‘당 중심의 국정운영’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며 7월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남경필(45) 의원도 당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김성식(52), 권영진(48), 정태근(46) 의원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중도파의 권영세(51) 의원, 친박계의 이성헌(52), 이혜훈(46) 의원도 고심중이다.

내각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원희룡(46), 나경원(47) 의원이 장관에 기용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태호(48) 경남지사는 당권 도전설과 입각설이 함께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는 임태희(54) 노동부 장관이 대통령실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곽승준(50) 미래기획위원장과 신재민(52) 문화부 차관이 청와대 참모로 복귀하는 방안도 얘기된다. 일단 나이가 ‘40~50대’면 당·정·청에서 중책을 맡을 우선 조건을 갖춘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청와대발 세대교체론’이 차기 대선구도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의 세대교체론이 박근혜 전 대표 견제용 아니냐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것이다. 한 친박계 초선의원은 “대통령이 젊은 정당론을 말하며 자연스레 박 전 대표를 뒤로 밀어내려 한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지역의 한 초선의원은 “원론적으론 옳은 이야기고 의도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론 박 전 대표도 한걸음 물러나라는 뜻으로 해석될 소지는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런 시각을 완강히 거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대교체론은 집권 후반기의 국정에 활력을 불어넣고 성과를 내려는 취지이지, 박 전 대표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의 대대적 세대교체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여권의 차기 대선 경쟁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에 기용된 인물들이 대선 주자군에 오른 경우처럼 차기 대선에 대비해 젊은 인물들을 많이 키워놓을 필요가 있다는 데 청와대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친이계도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를 누구로 내세울지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