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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으로 간 ‘하녀’ 공식상영 3분간 기립박수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5. 15. 19:26


칸으로 간 ‘하녀’ 공식상영 3분간 기립박수

  영화배우 전도연(37)과 이정재(37)가 레드카펫을 밟았다. 14일 제63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하녀’(The Housemaid·감독 임상수) 시사회에 참석,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국의 <하녀>에 프랑스가 환호했다.
 제63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하녀>가 14일 밤(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갈라 스크리닝에서 공식상영돼 3분여간 기립박수를 받았다고가 전했다.

 칸 영화제 개막 3일째인 이날 오후 10시30분부터 <하녀>의 공식 시사회가 열린 뤼미에르 대극장은 턱시도를 입은 남성관객과 드레스를 입은 여성관객들로 가득 찼다. 갈라 스크리닝은 경쟁 부문이나 비경쟁 부문에 오른 영화를 공식상영하는 행사로, 남성은 턱시도, 여성은 드레스를 입어야 들어갈 수 있다.

 관객들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 곧바로 박수를 쳤으며 뤼미에르 대극장에 조명이 비추기 시작한 0시19분께부터 0시22분까지 약 3분간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지난해 경쟁부문에 진출한 <박쥐>는 갈라 스크리닝에서 약 8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임상수 감독은 배우들과 일일이 포옹했고, 전도연은 ‘칸의 여왕’답게 2층 관객들까지 바라보며 차분하게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다. 윤여정, 이정재 등 주연 배우들도 끊이지 않은 박수에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서로 축하했다.

          문화복지신문

 앞서 임상수 감독과 배우들은 14일 오후 10시10분이 약간 지나고 나서 레드카펫에 도착했다. 임상수 감독과 이정재는 턱시도 차림으로 왔고, 전도연은 앞가슴이 파인 드레스를 입었다.

 이번 칸영화제에는 <하녀> 외에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경쟁 부문에 진출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그리고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과 김기덕 감독의 <숨>이 나란히 경쟁 부문에 올라 <올드보이>와 <밀양>이 각각 심사위원 대상과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올해에는 경쟁 부문 진출작이 예년보다 두세 편 정도 줄어든 19편이고, 이 가운데 한국 영화가 두 편이어서 가능성은 더 커졌다.

<시>는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 수상 대상으로 꼽힌다. 이창동 감독은 <박하사탕>이 2000년 감독주간에 초청돼 칸과 인연을 맺은 이래 2007년 <밀양>으로 전도연씨한테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지난해에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어 수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영화계는 보고 있다. 윤정희씨가 주연한 <시>는 경기도의 어느 작은 도시에서 손자와 함께 사는 60대 노인(윤정희)이 난생처음 시 쓰기에 도전해, 세상에 대한 아픔을 한 편의 시로 완성해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 서울 근교의 아름다운 풍광과 노년기의 아름다운 삶이 험난한 세상과 충돌하면서 발산하는 이미지를 한 편의 아름다운 시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기인생 40년을 쏟아부은 윤정희씨의 연기는 여우주연상 또는 황금종려상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칸 영화제가 다소 정치적인 성격이 있는 만큼 지난해 심사위원을 지낸 이창동 감독을 어떤 형식으로든 챙길 것”이라며 감독상 수상 가능성을 점쳤다.

 <하녀>는 다른 측면에서 수상 기대감이 높다. 작고한 김기영 감독의 1960년대 작품을 리메이크한 <하녀>는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씨가 주연을 맡았고, 세계적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의 후원으로 원판이 복원돼 2008년 칸영화제 클래식에 초청 상영된 바 있기 때문이다. 임 감독은 2005년 <그때 그 사람들>이 감독주간에 초청된 데 이어 칸과는 두 번째 인연이다. 영상미가 뛰어난 <하녀>는 유럽에서 2년여 활동한 임 감독의 유럽적 정서가 함축돼 있고, 영화 내용이 한국의 천민자본주의 실태뿐 아니라 유럽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제3세계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장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심사위원장인 팀 버튼의 색깔을 들어 <시>보다 <하녀>의 우위를 점쳤다. 그는 “2004년 비경쟁부문에서 경쟁부문으로 옮겨 수상한 <올드보이>는 당시 심사위원장인 타란티노가 아니었으면 수상이 불가능했다”며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하녀>가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경쟁부문에 나간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 역시 ‘주목할 만한 부문’상을 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홍 감독은 올해로 6번째 초청받은 칸 단골손님이다. 그동안 상복이 없었지만 이번 작품은 독특한 이중구조에다 사랑이야기와 통영의 풍광을 녹여넣어 심사위원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주목할 만한 부문 심사위원에 포함된 것도 수상 전망을 밝게 한다.
 올해 칸영화제는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타이, 베트남, 인도 등에서 13편의 영화가 초청돼 아시아권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은 <시> <하녀> <하하하> 외에 비평가주간에 장철수 감독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상영되며, 2004년에 신설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네마퐁다시옹’에 세종대 김태용씨의 <얼어붙은 땅>이 뽑혀 상영된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