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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과 슈만 피아노 독주회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30. 12:43




  
“슈만과 쇼팽 피아노 독주회“  

파리 에콜노르말음악원 국제콩쿠르 1등상을 수상한 남자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이조토브(30).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콩쿠르 1등상을 수상한 여자 피아니스트 안나 쉘류드코(29).

이들은 러시아 최고 음악대학인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의 동창생이다. 피아노 신동들이었다. 음악원의 수석은 이들의 차지였다. 놀랍게도 그들은 각각 25세를 맞이한 2005년과 2006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의 교수가 됐다. 이 대학 동문인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도 기립박수를 보낼 만한 경력이다.

부산과 영국서 같은 날 연주회 갖는
러 피아니스트 이조토브·쉘류드코 부부

두 피아노 천재들은 지난 2004년 러시아에서 결혼했다. 결혼 후 둘은 번갈아가며 유럽과 러시아의 각종 콩쿠르를 휩쓸었다. 2008년 생후 6개월 된 딸을 데리고 비행기를 탔다. 서쪽이 아닌 동쪽으로 아홉 시간의 긴 비행 끝에 내린 곳은 부산이었다. 신라대 음악대학 교수로 온 것이다. 작년 2년 계약이 끝나고 올해 2년 재계약에 사인했다. 방학 중에는 러시아에서, 학기 중엔 부산에서 피아노 교수로 일하고 있다.

안나 쉘류드코는 5월 4일 부산가톨릭센터에서 '슈만 & 라흐마니노프'라는 제목으로 피아노 독주회를 가진다. 남편 예브게니 이조토브는 며칠 전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쇼팽과의 조우'라는 제목의 독주회를 가진 바 있다. 올해는 슈만과 쇼팽의 탄생 200주년. 이들의 슈만과 쇼팽 독주회는 부산에 건네는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안나 쉘류드코는 슈만 스페셜리스트이다. “감정적인 처리나 무드 여러 방면에서 저는 슈만과 가깝습니다.“ 슈만은 연인 클라라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고, 라인 강에 자살을 시도하는 충동적인 사람이었다. 그래도 안나 쉘류드코는 “슈만은 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안나 쉘류드코는 슈만 스페셜리스트답게 슈만의 옹호자다. 남편 예브게니 이조토브는 쇼팽 스페셜리스트이다. 하지만 그는 스페셜리스트라는 표현을 그리 반기지 않았다. 쇼팽을 가장 좋아하고 다음으로 라흐마니노프, 슈베르트, 브람스를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로 불리기를 바랐다.

안나가 부산가톨릭센터에서 슈만을 연주하는 날(5월 4일), 남편 예브게니는 영국에서 우크라이나 출신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발레리 소콜로프와 연주회를 가진다. 예브게니는 올해 두 번 더 유럽투어가 잡혔다. 한국과 러시아 음악 교육의 차이점을 질문했다. “요즘 실기시험 기간이에요. 한국은 30명의 연주시험을 하루 만에 끝내요. 연주를 10분도 듣지 못 하고 중단시켜요. 러시아에서는 5일이 걸려요. 채점위원들이 끝까지 30분을 다 들어요. 연주에 컷이 있는 줄 한국 와서 알았어요. 그런데도 세계적 콩쿠르를 석권하는 게 한국이에요.“

서양음악에 관한 한 400여 년의 역사와 100년 안쪽의 역사를 가진 차이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예브게니 부부는 열심히 제자를 가르치고, 슈만과 쇼팽의 음악을 선사하는 일로 바쁘다. 두 살 10개월 된 딸 예카테리나도 엄마 아빠처럼 한국어를 모르지만 놀이방에서 한국 애들 만큼 시끄럽게 잘 논다. 음악과 동심(童心)에는 국경이 없는 것 같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의 자랑이 이제 부산의 자랑이 되었다. ▶5월 4일 오후 8시 부산가톨릭센터. 안나 쉘류드코 피아노 리사이틀. 슈만 '클라이슬러리아나' 작품16, 라흐마니노프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작품42 등.(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