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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없는 세상 향해” 美·러 손잡았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9. 07:51


“핵없는 세상 향해” 美·러 손잡았다“장거리핵탄두 2200기→1550기로” 감축협정 서명
냉전시대 협정 대체… “양국관계 중요한 이정표”
미국과 러시아가 8일 체코 프라하에서 역사적인 핵무기 감축 협정에 서명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프라하성에서 1991년 발효돼 지난해 12월 만료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Ⅰ)을 대체하는 새 협정에 서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조인식 장소가 프라하로 결정된 것은 지난해 4월5일 오바마 대통령이 이곳에서 연설을 통해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을 선포한 데다 동유럽이 미국과 러시아의 화해·협력을 시험하는 주무대이기 때문이다.

새 협정은 현재 2200기에 달하는 장거리 핵탄두를 1550기로, 지상·해상 배치 미사일은 1600기에서 800기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전 세계 핵무기의 9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서명은 냉전 시대의 협정을 대체하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또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약속한 오바마 대통령의 첫 번째 가시적 성과이자, 미·러 양국 관계를 재설정하는 이정표로 간주된다. 협정의 효력은 10년간 지속되며, 양국 간 합의로 5년 연장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시종 웃음을 머금은 채 여러 장의 서류에 서명한 뒤 나란히 연단에 서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견에서 “오늘은 핵안전과 핵무기 비확산, 미·러 관계의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협정 서명은 세계를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새로운 지구촌 협력관계의 장을 여는 역사적 협정에 서명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 노력을 자제해야 협정이 성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치권에서 이 문제에 대해 미국에 너무 양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언급이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MD 체제가 러시아와의 ‘전략적 균형’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하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더 많은 대화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서명에 앞서 회담을 갖고 이란 핵 개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을 수행한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과 벤 로즈 백악관 안보담당 부보좌관은 러시아도 이란 제재에 동참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 협정문은 미 상원과 러시아 의회에서 비준하면 START-Ⅰ을 대체해 공식 발효된다. 현재 러시아 상·하원은 여당이 장악하고 있어 협정 비준에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미 상원 비준을 위해서는 전체 100명 중 67명의 찬성이 필요해 공화당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기브스 대변인은 핵 관련 협정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초당적인 지지가 있었다면서 상원의 연내 비준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러 정상의 핵무기 감축 협정 서명에 대해 국제사회는 환영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새로운 핵무기 감축 협정 타결을 환영한다고 밝히고 “중국은 핵능력을 국가안전을 담보하는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어떤 형태의 군비경쟁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