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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장병 어머니 ‘눈물의 회견’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7. 06:22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 품에 빨리 와라”실종 장병 어머니 23명 ‘눈물의 회견’
“얼굴이라도 보게 해달라” 애끊는 호소
“사랑하는 아들아. 얼마나 바다에서 추울까. 그 캄캄한 바닷속에서 살려달라고 얼마나 소리를 질렀을까…. 빨리 엄마 품에 안기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내 임시숙소에서 자식들이 구조되기만을 손꼽아 기원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시피 하던 실종 장병의 어머니들이 6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스트레스와 탈진으로 인해 몸을 가눌 수 없는 어머니를 제외한 23명이 2함대사령부 내 동원예비군교육대 강당에 모여 추운 바닷속에 갇혀 있는 자식들을 속히 찾아 달라며 가슴과 눈물로 호소했다.

서대호 하사의 어머니는 “지난 2월 아들이 평택에 와서 대천함을 탄다고 했는데 며칠 후 그 배가 출동 나가고 없어 자리가 하나 빈 천안함을 타게 됐다고 했다”며 “그냥 예정대로 탔으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 싶어 억울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서 하사의 어머니는 “함미, 함수가 연결된 부분 맨 아래에 (아들이) 있었는데 그걸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배가 갈라질 때 튀어나갔을 수도 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장진선 하사의 어머니는 “특수재킷을 입혔으면 이런 일은 안 생겼을 텐데. 가슴 졸이며 키워 나라에 바쳤는데 너무 이 나라가 원망스럽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상준 하사의 어머니는 “군복 입은 아들이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는데 그 좁은 배에서 생활했다고 하니 내 뼈를 깎듯이 아팠다”며 “갇혀 있는 자식들 얼굴이라도 좀 보게 제발 보내달라. 정말 (바라는 것은) 그것뿐”이라고 호소했다.

정범구 상병의 어머니는 “놀이터에서 놀다가 그런 것도 아니고 나라에서 보내 일하다 그런 것인데…”라며 마음을 추스르다가도 “그 캄캄한 어둠 속에서 살려달라고 얼마나 소리를 질렀을까…. 그래도 희망을 가졌는데 절망으로 바뀌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안경환 중사의 어머니도 “사랑하는 아들아, 바다에서 얼마나 추울까”라며 “빨리 엄마 품에 안겨주면 고맙겠다. 아들만 품에 안겨주면 더 바랄 게 없다”며 흐느꼈다.

차균석 하사의 어머니는 “지금도 ‘엄마, 아들 왔어요’ 하고 금방이라도 올 것 같은데…”라며 “차디찬 물속에서 건져내 얼굴이라도 한 번만 보았으면 좋겠다. 해군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부끄럽지 않은 아들 되도록 힘써달라”고 말했다.

안동엽 상병의 어머니는 “지난달 19일 아들한테 전화가 왔는데, 원래 가족끼리 다 돌아가며 전화를 받지만 그날은 아파서 못 받았다”며 “그게 너무 미안하다. 돌아오면 전화하겠다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종자 수색중단을 요청한 것에 대해 손수민 하사의 어머니는 “우리 애들로 인해 불상사가 없도록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