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구조가 아니라 배도 못 찾나...“ 가족들 망연자실
천안함 침몰사고 사흘째인 28일 현장을 찾은 실종자 가족들은 침몰 선박도 찾지 못하는 군의 수색작업에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실종자 가족 88명은 이날 당초 정운찬 국무총리와 현장지휘소에서 면담을 갖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한 채 수색 상황을 하루종일 지켜봤다.
사고 지점 수심이 워낙 얕아 대표단 11명만 해군 YF지원정을 타고 수색 현장에 간신히 접근할 수 있었다.
오후 5시를 넘어서야 다시 현장지휘소로 출발한 실종자 대표들은 군의 구조작업에 강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실종된 문규석 중사의 사촌형 박형준 씨는 가족들을 대표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당국의 구조작업에 무척 실망했다“며 “배를 찾거나 실종자를 찾을 때가지 백령도를 떠나지 않고 싶다“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박 씨는 “실종자 구조가 아니라 배도 못 찾는 상황“이라면서 “평택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시신이라도 건져 오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가져갈 게 없다“며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박 씨는 이날 오후에서야 3천톤급 구조함이 투입된 것을 놓고 '늑장 대처'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사고 다음날 아침에 바로 투입했더라면 선체라도 찾았을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또 정 총리와의 만남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총리가 아니라 대통령이 왔다고 해도 볼 이유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감사하다'고 해야하냐“며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 새끼들, 우리 형제들이 아직도 배 밑에서 '살려달라'며 외치고 있는 모습이 상상된다”며 “형제를 두고 갈 수 없으니 베이스캠프라도 차려서 배를 건지든, 실종자를 찾든 할 때까지 떠나지 않을 생각“이라고 눈물을 글썽였다.
백령도에 내린 실종자 가족 일행 중 66명은 이날 오후 9시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당초 예정에 따라 속초함을 타고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로 향했다.
이들 가족들은 29일 오전 8시쯤 군항 부두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편 잔류를 원하는 22명은 출발할때 탔던 성남함에 남아 상황을 지켜보기로 군 당국과 합의했다.
문화복지신문
기사 출처 : [제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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