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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 김길태 15일 만에 검거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3. 11. 00:47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 김길태 15일 만에 검거

ㆍ옥상 숨어있다 도주…격투 끝 붙잡혀
ㆍ은신 장소 사건현장과 300m… 경찰 검거작전도 부실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피의자 김길태씨(33)가 10일 오후 2시45분쯤 부산 사상구 삼락동 현대골드빌라 주차장 앞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사건발생 15일 만이다. 공개수사 전화 12일, 공개수배 9일, 이모양 시신발견 5일 만에 이뤄졌다. 경찰은 김씨가 사상구 일대를 벗어났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수사전문인력과 기동대 병력을 집중 투입해, 덕포동 일대의 빈집을 반복 수색해 왔다. 경찰은 김씨 검거에 연인원 3만명이 동원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가 은신해 있던 곳이 사건 발생 장소에서 불과 300여m 떨어진 곳이어서 경찰의 초동 수사와 이후 검거 작전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개 숙인 피의자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피의자 김길태가 공개수배 12일 만인 10일 오후 범행 현장 인근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검거돼 사상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 검거 순간 = 덕포시장 인근을 수색하던 부산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찰들이 3층짜리 현대골드빌라 옥상 문을 여는 순간 김씨를 발견, “김길태다”라고 외치자 김씨는 도주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빌라 한 동을 뛰어넘은 뒤 빌라와 옆 건물의 50㎝ 틈 사이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벽을 등에 대고 두 발로 몸을 지탱하며 바닥으로 내려온 뒤 뛰지 않고 골목을 빠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발목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이 일대에서 수색 중이던 부산경찰청 소속 강희정 경사가 3~4m 앞까지 접근, 눈이 마주치자 김씨는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희봉 경사가 길을 막자 김씨는 이 경사의 얼굴을 때리고 달아났으나 강 경사가 몸을 날려 붙잡았고 이 순간 이 일대에서 수색을 펼치던 사하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합세해 김씨를 제압했다.

당시 이 현장을 목격한 시민 한상기씨는 “형사들이 모여 있다 흩어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아주머니가 ‘김길태다’라고 소리쳤고 김길태가 배관을 타고 내려오자마자 경찰 수십명이 한꺼번에 덮쳐 붙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순식간이었다. 김길태는 저항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김길태 범행 부인 = 김씨는 검거 이후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서 자신의 범행을 사실상 부인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4시30분쯤 수사본부가 차려진 부산 사상경찰서에 도착한 직후 “여중생 이모양(13)을 아느냐, 범행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또 “그러면 왜 그동안 도망다녔느냐”고 질문하자 “그전에 한 일(지난 1월 부산사상구에서 귀가하는 30대 여성을 인근 옥상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감금한 혐의) 때문에 도망다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의 행적에 대해 “빈집에서 라면만 끓여먹고 있었다”고 말했다.

검거 당시 김씨는 후드모자와 마스크를 한 상태였고 마른 상태로 초췌한 모습이었다.

수배전단에 나와 있는 것처럼 회색 후드티와 검은색 점퍼차림을 한 김씨는 오랫동안 씻지 못한 듯 수염이 덥수룩했고, 머리카락에도 비듬이 잔뜩 붙어 있었다. 또 제대로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 듯 수배전단에 나와 있는 것보다 훨씬 수척한 모습을 한 김씨는 시종 고개를 들지 않았지만 이양 등에게 사과의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김씨 검거 소식을 듣고 사상경찰서에 나온 시민들은 김씨에게 범행사실을 따지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실종서 검거까지

부산 여중생 이모양(13)이 실종된 것은 지난달 24일. 오후 7시쯤 어머니 홍모씨(38)와의 전화통화를 끝으로 실종됐다.

이 일대는 골목길이 미로처럼 복잡하고 빈집이 많은 재개발 예정지로 범죄 발생 우려가 높은 곳이었다. 이양의 집은 2층짜리 다가구주택 1층으로 5가구가 거주했으나 모두 이사를 가고 이양 가족만 살고 있었다. 실종 당시 가족들은 모두 외출 중이어서 이양이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다.

시력이 좋지 않은 이양의 안경과 휴대전화가 그대로 남겨져 있었고 누군가의 침입 흔적이 있었다. 가족들은 곧바로 신고했으나 경찰은 납치보다는 사춘기의 단순 실종 가능성을 염두하고 다음날에야 수사에 나섰다. 지난 2일에는 김길태씨(33)를 공개수배했다.

경찰은 김씨와 두차례나 전화통화를 하고도 검거하는 데 실패했다. 김씨는 이양을 납치한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덕포시장 인근 아버지의 집에 들렀다가 경찰과 전화통화를 하고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3일 새벽 5시쯤에는 이양의 집에서 30m가량 떨어진 빈집에서 경찰은 김씨를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이어 지난 6일 이양은 집에서 직선거리로 50m 떨어진 한 다가구주택의 물탱크 안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9일 피의자 김씨를 검거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