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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 노을공원 “ 친환경 랜드마크“ 논란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3. 9. 03:35


서울시가 생태공원을 표방하며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노을공원에 설치할 109억원짜리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둘러싸고 예산낭비 논란이 거세다.

서울시는 태양열 에너지만 이용하는 친환경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예정이어서 ‘친환경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주장하나, 계단식 경사로가 있는 상태에서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인공시설물을 굳이 설치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 3월까지 노을공원에 태양열 에너지로만 운영되는 길이 140m의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 위해 오는 6월까지 엘리베이터 설계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노을공원을 가로지르며 들어서게 될 엘리베이터는 220㎾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추고 자체 생산한 전력만으로 운행된다. 승강장 내부는 자연 환기·채광되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그러나 ‘친환경 엘리베이터’를 바라보는 환경단체의 시선은 싸늘하다. 노을공원 주변 경관과 생태가 많이 되살아난 상태에서 길이 140m짜리 거대 엘리베이터로 길을 내면 공사단계와 향후 운영 과정에서 주변 생태계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올 초 2010년 예산안을 심사한 이후 검토보고서에서 이 사업이 시의 친환경 녹색정책과 배치되고 환경생태를 주제로 한 공원 조성 목적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며 제동을 걸었으나 예산은 삭감되지 않았다.

사업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이미 노을공원 정상까지 오르내리는 셔틀버스가 있는 마당에 굳이 109억원을 들여 공원 경사면을 가로지르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노을공원은 몇 안 되는 서울의 남북 생태축을 형성하는 주요한 생태공간이므로 지금보다 더 잘 보존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생태공원에 거액의 예산이 들어가는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생태계 피해를 최소화해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시설의 세계적 모델로 만들 것”이라며 “오는 6월까지 설계 디자인 작업을 완료할 예정인데, 향후 필요하다면 환경단체의 의견을 구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