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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반위의 구데타, 500남녀 금 석권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2. 17. 23:39


스피드스케이팅의 ‘변방’ 한국이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대표팀의 막내 모태범(21·한체대)이 16일(한국시간) 남자 500m에서 ‘깜짝 우승’의 쾌거를 이룬 데 이어 여자부의 이상화(21·한체대)가 17일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또 금메달을 따면서 1928년 시작된 동계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500m를 석권한 국가가 됐다. 믿기지 않는 일이 빙판 위에서 연거푸 일어난 것이다. 외신의 표현대로 ‘충격적인 승리(shock victory)’라고 할 만하다.

이 같은 쾌거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이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60년 미국 스쿼밸리올림픽 이후 50년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던 ‘기적’ 같은 일이다.

지금까지 올림픽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은 미국과 옛 소련, 동독과 서독, 그리고 캐나다 등 5개 나라가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이들 ‘빅5’조차 남녀 500m를 동시에 석권한 적은 없었기에 한국 남매의 동반우승은 ‘은반 위의 대반란’으로 평가된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중에서도 가장 짧은 거리를 주파하는 500m는 육상 100m처럼 지구력보다는 근력과 순발력이 더 중요한 종목이라 체격과 파워에서 유럽에 뒤지는 아시아 선수가 정상권에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여겨졌다. 특히 이상화는 역대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부 전 종목(500m, 1000m, 1500m, 3000m, 5000m)에 걸쳐 최초의 금메달을 차지한 아시아 선수로 우뚝 섰다.

아시아인이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처음 금메달을 따낸 것은 1998년 나가노 대회 남자 500m에서 일본의 시미즈 히로야스였다.

아시아 여자 선수가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메달을 처음 딴 것도 1964년 인스브루크 대회 때 여자 3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북한의 한필화가 처음이었다. 중국의 예차오보, 왕만리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와 2006년 토리노 대회 등에서 은메달 3개를 보탰지만 금메달은 늘 ‘그림의 떡’처럼 여겨져 왔다.

그렇지만 스피드스케이팅에서 74년간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따내지 못해 늘 변방으로 취급받던 한국이 500m 남녀 동반 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하며 단숨에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더구나 모태범과 이상화는 각각 남녀 세계 기록 보유자인 제레미 워더스푼(캐나다)과 예니 볼프(독일)를 당당히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 눈길을 끌었다.

대회 초반인 만큼 현재 한국대표팀의 500m 금메달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1000m 등 나머지 종목에서 몇 개의 메달을 더 보탤 가능성도 다분하다.(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