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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치료 새로운 길 열었다” 스탠퍼드대 조남준 박사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2. 1. 09:07


“C형 간염 치료 새로운 길 열었다”

‘첨단 치료법’ 개발한 스탠퍼드대 조남준 박사
  
미국 서부의 명문 사립인 스탠퍼드 대학에서도 핵심 연구분야로 꼽히는 바이오 메디컬. 미국발 금융위기로 대학들이 긴축 재정에 내몰린 상황에서도 이 분야 연구팀들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연구에 몰두한다. 지난달 21일 미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30여 분 달리자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중심지인 팰로앨토의 스탠퍼드 대학이 나왔다. C형 간염 신약 논문을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메디컬 연구팀의 조남준(38) 박사는 “세계적 확산이 우려되는 C형 간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신약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논문의 주저자(First author)이자 메디컬 연구팀의 포스닥(박사후) 펠로다.

◆한국인이 주도=이번 논문은 미국 과학지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신’에 1월 20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된 뒤 로이터·AFP·CNBC·타임 등에 C형 간염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속속 보도됐다. 전 세계 의료·제약 업계에도 관심을 끌고 있다. C형 간염은 최대 2억7000여만 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세계 보건의료계가 에이즈를 유발한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보다 5배 가까이 간을 손상시킨다고 해 근래 그 위험성을 널리 경고하고 나섰다.

그런 가운데 한국인인 조 박사가 이번 신약 기술 개발의 주역임이 본지에 의해 확인됐다. 그는 이미 14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5건의 특허를 가진 이 분야 전문가다. 2008년 미국 간협회에서 간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인으로 처음 상을 받았다. 조 박사는 이런 사실을 과학지에 올린 뒤 언론 노출은 피했다. 그러다 이번 연구의 지도교수인 제프리 글렌 박사가 주요 언론들의 취재에 응하면서 연구 내용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는 “전 세계에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리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어떤 기술인가=이번 신약 기술은 간염을 치료할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종전 치료법보다 획기적으로 독성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연구팀은 우선 시험관 실험을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복제 사이클에 꼭 필요한 단백질을 찾아냈다. 또 이 단백질을 합성한 화합물이 바이러스 복제를 저해하는 걸 확인했다. 최종적으론 이 단백질 화합물을 값싸고 간단하게 제조·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조 박사는 “독성 등의 부작용을 크게 줄이면서 간단한 공정으로 싸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신약 플랫폼이다. 미국 특허만 이미 세 건 받았다”고 설명했다. 비유컨대 초정밀 반도체 생산 공정을 개발하면, 성능은 물론 효율에서 좋은 칩이 나오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란다. 글렌 교수는 “기존 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 방법인 ‘인터페론+리바비린 병용 요법’보다 독성이 낮은 치료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년 안에 동물 실험을 끝낸 뒤 FDA의 승인을 얻어 임상에 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5년 안에 일반인에 신약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퓨전 의공학=국내외를 막론하고 신약 개발에서 바이오시밀러(복제약)까지 의학과 공학을 융합한 ‘퓨전 의공학’ 연구가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추진되고 있다. 삼성도 신사업으로 바이오시밀러를 내걸고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하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조 박사는 “기회가 되면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무균·무진 생산시설 기술과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는 복제약 공정에 그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신약 기술에도 첨단 반도체 공정을 응용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 박사는 공학과 의학 분야를 넘나든 이력이 풍부하다. 서울에서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 유학을 가 버클리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배웠다. 그 뒤 인근 스탠퍼드 대학에서 재료공학 석사와 화학공학 박사를 받은 뒤 현재 메디컬 박사후 과정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의공학 전문가다. 그는 “차세대 신산업으로 퓨전 사이언스를 주목한 스탠퍼드 대학에서 공부한 게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