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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무형문화재…한민족의 혼이 사라진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 25. 10:10


[위기의 무형문화재…한민족의 혼이 사라진다] 무형문화재 36종목 맥 끊기나125종목중 29% 보유자나 전수조교 없어

정부는 올해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을 ‘한국방문의 해’로 정하고 ‘관광 한국’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그러나 관광 한국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무형문화재에 대한 낮은 관심, 낙후된 보존 수준은 낯뜨거울 정도다. 정부의 문화재 정책도 유형문화재에 집중되어 있다. ‘인간문화재’로 불리는 중요무형문화재 예능·기능 보유자들은 평생 외길을 걸으며 ‘한국의 혼’을 이어가고 있지만 생활고와 주변 무관심으로 지쳐가고 있다. 세계일보 창간 21주년(2월1일)에 즈음해 위기에 처한 무형문화재의 보존·전승 실태를 5회에 걸쳐 살펴본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125개 종목 중 28.8%(36개 종목)는 보유자가 없거나 기술을 전수받을 조교(전수교육조교)가 없어 맥이 끊길 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3개 종목은 보유자와 전수조교가 모두 없어 이름뿐인 중요무형문화재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는 연극·음악·무용·공예기술 등 무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큰 것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있다. 2009년 10월 현재 예능 72개, 기능 53개 종목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며, 총 182명(중복 지정 1명 제외)이 인간문화재로 인정돼 있다. 이들의 연령은 평균 69.3세로 조사됐다.

문화재청의 ‘중요무형문화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면서도 보유자가 없는 종목은 17개로 전체의 13.6%에 달했다. 이들 종목은 종묘제례악, 진주검무, 거문고산조, 대금정악, 영산쇠머리대기, 영산줄다리기, 곡성의 돌실나이, 광주칠석고싸움놀이, 소목장, 향토술담그기-면천두견주, 명주짜기, 바디장, 제주민요, 옹기장, 소반장, 금속활자장, 한지장이다. 이 가운데 제주민요와 옹기장은 인간문화재 조을선·이내원씨가 사망한 뒤 10년째 보유자 없이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인간문화재 후보로 불리는 전수조교가 없는 종목도 전체의 17.6%인 22개로 조사됐다. 향토술담그기-면천두견주, 바디장, 한지장은 인간문화재와 전수조교가 모두 없어 단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가 처음 지정된 이후 화장, 벼루장 2개 종목이 이미 사라진 상태다.

전수조교뿐 아니라 이수자·전수장학생 등 문하생이 2명 이하인 종목도 12개나 됐다. 문하생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전승에 어려움이 많다는 뜻으로, 이에 해당하는 무형문화재는 공예 분야가 10개 종목으로 예능(2개)보다 5배 많았다.

중요무형문화재 116호 화혜장 기능보유자 황해봉(58)씨는 “평생 꽃신을 만들어온 덕에 2004년 인간문화재로 인정됐지만 그 뒤 이 일을 배워 보겠다고 찾아온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며 “어떻게든 전통을 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아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