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박근혜, 정몽준에 직격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 19. 06:39


세종시 수정 논란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대립전선이 다각화되고 있다. ‘원안 고수’ 입장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수정안 깃발을 든 여권 주류와 복잡하게 얽히는 형국이다.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원안 고수 입장을 우회 비판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리자 정 대표가 즉각 반격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는 18일 정 대표가 원안 당론 입장을 번복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정 대표를 몰아세웠다. 수정안 당론 채택과 국회 처리가 실패할 경우 모든 책임은 정 대표와 여권 주류에 책임이 있다는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수정안 통과를 막겠다는 강한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공세는 최근 강경 행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여권의 세종시 수정 전방위 여론전을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고 정치적 신뢰 문제를 내세워 자신이 직접 여권 주류와의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세종시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제공, 정운찬 총리 및 관련 부처 장관의 세종시 방문, 여당의 대대적인 세종시 홍보전 등 여권 주류의 총공세를 비주류인 친박근혜계가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다. 그래서 그는 숙고 끝에 전체 상황을 강력한 몇 단어로 요약하는 대응방식에서 벗어나 표현이 다소 길지만 단호한 어조로 상대방을 직접 공격하는 동시에 자신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즉각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정 대표는 박 전 대표의 비판에 발끈했다. 정 대표는 “저는 이전에 정부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니 발표가 나오면 치열하게 토론하자고 했었다”면서 “당내의 누구든지 찬반 의견을 밝힐 수 있다. 다만 서로 경우에 맞게 해야 하고 상대방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자신의 말을 곡해했다고 판단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가 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것을 두고선 최근 위축된 당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자신이 제안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 등 3자회동 무산, 장광근 사무총장 교체를 둘러싼 친이재오계와의 불협화음 등으로 최근 정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이어서다.

일부 친이명박계는 수정안 홍보전을 추진키로 한 반면에 친박계는 수정안의 허점을 적극 파헤쳐 맞불을 놓을 분위기다.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오는 20일 모임을 갖고 독일 등 해외 수도분할 사례의 문제점에 대한 홍보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여권 내 갈등이 고조되자 분당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수정안 반대와 관련해 “서로 토론이 안 된다면 분당하는 것이 맞겠죠”라고 말했다. 그동안 금기시돼 온 분당이라는 단어가 공개적으로 나오면서 친이·친박 간 퇴로 없는 한판 결전을 예고하는 듯하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