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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 8. 11:58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한국이 맞이하는 또 한번의 도전이자 기회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그랬던 것처럼 국력도, 국격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그러나 쉽지 않은 과제다. 수퍼파워 미국과 중국을 조율하고, 서방 주도의 국제통화기금(IMF)을 개편해야 한다.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긍정의 힘’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세계는 한국인 특유의 국민성이 장점으로 작용하는 시대가 됐다”면서 “이제 정치와 노사관계만 잘 되면 우리가 펄펄 날 수 있다”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의 효과에 대해선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국격이 높아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1%만 줄여줘도 약 40억 달러의 수출 증대 효과가 나지 않느냐”고 답했다.

또 “서울회의에서 지구촌 모두가 공감하는 생산적 합의물을 이끌어내면 한국의 브랜드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삼청동의 위원장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G20 정상회의 유치 이후 한국에 대한 해외의 시각은.

“밖에서 보면 우리나라가 상당히 돋보인다. 금융위기 와중에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유럽·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빨리 회복하고 있다. 며칠 전엔 원자력 발전소까지 수주했다. 자만해서는 안 되지만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 정치권이 잘 해주고 노사관계만 잘 되면 앞으로 펄펄 날 일만 남았다. 예전엔 단점이었던 우리 국민성이 장점이 되는 시대가 됐다. ‘빨리빨리’ 문화 탓에 실수도 많지만 바로바로 고칠 수 있다. ‘빨리빨리’가 경쟁력이 됐다. G20 유치는 우리 국민들이 키운 국력이 뒷받침되지 않았으면 힘들었다.”

-11월 서울 정상회의에서 내놓을 ‘코리아 이니셔티브’로 어떤 것을 준비 중인가.

  
지난해 12월 31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 집무실에서 인터뷰 하는 사공일 위원장.

“몇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데는 이론이 없지만, 무역 흑자국과 적자국을 설득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글로벌 금융안정망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IMF 지배구조 개혁도 구체안을 만들어가고 있다. IMF의 위기 예방과 조기 경보 기능을 강화해 선·후진국 똑같이 적용되도록 구체안을 만들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 최고의 권위자들과 국제기구를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하려면.

“첫째, 내용이 중요하다. 의제를 잘 설정하고 합의를 도출해내야 한다. 행사 자체를 잘 치르는 것도 중요하다. 20개국 정상과 국제금융기구의 수장 등 정상급 인사가 35명 안팎, 정책 담당자 3500명, 경호원 4000명, 취재진 3000여 명 등 1만 명 이상이 온다. 이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지니려면 회의진행은 물론 의전·숙박·교통 편의성 등이 완벽하게 준비돼야 한다.”

-경회루에서 정상 만찬을 연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G20 정상회의는 철저하게 일하는 회의다. 앞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세 끼 식사도 회의하면서 했다. 경회루 만찬 같은 것은 현실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G20 사무국을 유치하는 방안은.

“G20에 포함되지 않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G20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다. 게다가 많은 나라들이 새로운 관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싫어한다. 아직은 힘들 것 같다. 전 단계로 사이버 사무국을 생각해볼 수 있다.”

-‘G20 이후’ 한국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데.

“시골 없는 집에서 잔치를 한다고 하자. 없는 살림이지만 깨끗하게 청소하고 자녀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친다. 그래서 잔치가 끝나면 그 집이 한 단계 나아진다. 우리 사회도 G20을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정치·사회·문화를 선진화하고 법질서를 제대로 세우자. 시민단체들이 많은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