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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추위 뚫고 ‘공포의 삑삑이’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2. 26. 22:09


허정무호, 추위 뚫고 ‘공포의 삑삑이’

내년 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스페인에서 진행될 축구대표팀 전지훈련에 따라나서려는 예비 태극전사들의 열의는 동장군도 막지 못했다.

축구대표팀이 26일 경기도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모여 내년 1월 해외 전지훈련에 참가할 선수를 가리기 위한 체력테스트를 시작했다.

이번 테스트에는 지난 10일 발표된 예비 명단 35명 중 29명이 참가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교토 상가로 이적한 수비수 곽태휘와 가시마 앤틀러스로 팀을 옮긴 수비수 이정수를 비롯해 김근환(요코하마), 미드필더 박주호(가시마), 공격수 이근호(이와타) 등 일본파 5명과 러시아 무대로 진출한 미드필더 김남일(톰 톰스크) 등 6명은 빠졌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김근환과 박주호는 이날 저녁 대표팀에 합류해 27일 테스트에 참가한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J-리그 소속팀으로부터 차출 협조를 구한 이들 두 명을 포함해 25명 정도를 남아공과 스페인 전훈에 데리고 갈 생각이다.

이날 파주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영하 4도밖에 되지 않는 등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위력을 떨쳤지만, 선수들은 생존 경쟁의 1차 관문을 통과하고자 혹독한 시간을 견뎌냈다.

파주 NFC의 인조잔디 구장 중 하나인 통일구장에서 진행된 첫 번째 체력테스트는 일명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셔틀런(20m 왕복달리기)’이었다.

선수들의 가슴에 심장박동 측정 센서를 부착하고 무선 전송장치를 통해 피로 회복 속도를 확인하는 것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밑거름이 됐던 테스트이기도 하다.

이날 셔틀런은 총 20단계로 진행됐고 20m 구간을 216회, 총 4천320m를 달리도록 짜였다.

29명의 선수는 세 그룹으로 나뉘어 테스트를 받았다.

선수들의 표정은 단계가 올라가면서 금세 일그러졌다. 호흡도 거칠어졌다. 추위를 막고자 착용하고 나왔던 장갑을 벗어 던지는 선수도 생겼다.

포지션별 선수들의 차이는 확연히 드러났다. 골키퍼나 최전방 공격수 등은 일찍 탈락했고, 미드필더나 측면 수비수 등은 오래 버텼다.

10명이 뛴 1그룹에서는 대표팀 맏형이자 골키퍼인 이운재(수원)가 가장 먼저인 9단계에서 탈락했다.

이어 김동찬(경남)이 17단계에서, 노병준과 신형민(이상 포항)이 각각 20단계에서 차례로 제외됐다.

나머지 여섯 명은 20단계까지 모두 마쳤다.

하지만 예비 구령 때 먼저 출발하는 등 반칙하는 선수가 늘자 2그룹부터는 엄격하게 룰을 적용했다.

그러자 사정이 달라졌다. 2그룹에서는 20단계까지 마친 선수가 하나도 없었다.

골키퍼인 권순태(전북)가 10단계에서 탈락한 것을 시작으로 마지막으로 이승현(부산)이 19단계에서 달리기를 멈췄다.

9명이 뛴 3그룹에서는 골키퍼 정성룡(성남)이 12단계에서 제일 먼저 나가떨어졌고, 미드필더 김재성(포항)이 마지막으로 19단계에서 테스트를 끝냈다.
허정무 감독은 셔틀런 후 “선수들이 비교적 훈련을 잘하고 온 듯하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대표팀 공격수 이동국(전북)은 “셔틀런을 해 본 것이 가물가물하다“면서도 “그래도 쉬는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개인훈련을 잘 해왔다. 피로 회복은 축구선수들에게는 중요하다. 처음 모인 선수들도 있지만 하고자 하는 의욕이 많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이날 저녁 유연성과 서전트 점프, 체지방 등을 측정하고 27일에는 30분씩 3피리어드로 자체 연습경기를 하면서 경기 감각까지 점검받게 된다.
허 감독은 이틀간의 체력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주 초 최종 전훈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