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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김치’ 나눔 전도사로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29. 09:10


‘사랑의 김치’ 나눔 전도사로 활약


“대기업이야 예산이 정해져 있어 형편이 안되면 기부가 힘들 수 있겠지만, 우린 힘닿는 범위에서 마음으로 하는 거라 이 장사를 하는 한 김치 나눔은 계속할 겁니다.“

제주시 일도2동에서 김치공장인 '김치원'을 운영하며 '사랑의 김치'를 나누는 강연희(42.여)씨는 27일 “남편 일이 잘 안돼 형편이 어려웠을 때 나라에서 지원을 받아 딸을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었다“며 “마음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고자 김치를 나눠 먹는 것일 뿐 칭찬받을 일도 아니다“라고 손을 내저었다.

2004년 김치원을 시작한 이후 매년 동네 부녀회가 불우이웃을 위해 김장을 할 수 있도록 절임 배추를 기부해온 강씨는 지난 6월 제주에 '사랑나눔 푸드마켓'이 문을 연 후로는 달마다 60∼70kg의 김치를 기증해오고 있다.

강씨가 만든 김치는 1kg씩 재포장돼 푸드마켓을 찾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사회빈곤층의 든든한 반양식이 되고 있다.

푸드마켓에 정기적으로 물품을 기증하는 기업이 제주은행 등 비교적 큰 규모인 것을 생각하면 54㎡ 규모에 강씨 부부와 직원 1명이 전부인 김치원이 내놓는 김치는 적은 양이 아니다.

“일단 드리고 나면 제가 담근 김치가 잘 나가는지 궁금해요. 이왕이면 김치가 가장 아쉬운 봄.여름에 많이 가져가셨으면 해요. 김장철엔 김치가 흔하지만 그땐 배추값도 비싸거든요.“

면세점에서 가정집에 위탁해 만든 김치를 팔았던 강씨는 우연한 기회에 김치공장을 시작했고, '가장 좋은 재료로 쓰고 정성을 다해 담근다'는 원칙을 지킨 덕에 해를 거듭할수록 손님이 늘어났다.

3년 전에는 일명 '김치파동'을 겪으며 비슷한 이름을 가진 김치회사 때문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는 강씨는 “아무리 아까워도 한번 쓴 소금물을 다시 사용하지 않고, 부모님이 직접 밭에서 가꾼 배추, 마늘, 파 등을 조달해 김치를 담근다는 것을 아는 주부들이 다시 가게를 찾아줬다“고 회상했다.

2005년부터 여름방학이면 오사카경제대학 학생들이 직접 김치를 담가 보려고 김치원을 방문하고, 소문을 듣고 삼삼오오 찾아오는 일본인 관광객 역시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본고장 김치를 체험하기 위해 강씨를 찾고 있다.

김치를 사러 온 강미숙(38)씨는 “무엇보다 김치가 맛있고, 깨끗하고 정직하게 만든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예전부터 단골인데 그렇게 좋은 일을 하는 줄 몰랐다“며 “집에서 고춧가루만 가져오면 가게에서 김치를 담글 수도 있어서 주부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어려운 이웃을 돕고 전통문화의 세계화에 앞장선 공로로 '제주시를 빛낸 시민'에 선정되기도 했던 강연희씨는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 등 누구나 쉽게 가게를 찾아와 김치 담그기를 할 수 있도록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보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