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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 ‘첫 우승’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16. 23:31


미셸 위 ‘첫 우승’, 천재 돌풍 시작?


'골프 천재 소녀'에서 '미운 오리'로 전락했던 재미교포 골프 선수 미셸 위(20.나이키골프)가 마침내 무거운 족쇄를 벗어던졌다.

미셸 위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골프장(파72.6천638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그토록 고대하던 첫 우승컵을 받아들었다.

2002년 13살의 나이에 LPGA 투어 대회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미셸 위는 무려 8년 동안 '우여곡절'이라는 표현도 부족할만큼 많은 부침을 겪은 끝에 거머쥔 우승컵이다.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난 미셸 위는 '여자 타이거 우즈'라는 찬사를 받으며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4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미셸 위는 10살이던 2000년에 당시 역대 최연소로 US 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에 출전했고 2002년에는 역시 최연소로 LPGA 투어 대회에 나섰다.

2003년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미셸 위는 최종 라운드에서 당대 최고의 선수인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챔피언조에서 겨뤄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이듬해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4위를 차지한 미셸 위는 2005년 LPGA 챔피언십 2위와 브리티시오픈 3위 등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문턱까지 이르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언제든 우승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미셸 위는 2005년 10월에 프로 전향을 선언했다.

미셸 위의 가능성을 눈여겨본 나이키, 소니 등이 앞다투어 거액의 후원 계약을 맺어 '천만 달러의 소녀'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때였다.

180㎝가 넘는 장신에 어릴 때부터 유명했던 호쾌한 장타는 이제 쇼트 게임만 가다듬으면 금세 '골프 여제'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에 와서는 오히려 성적이 내리막을 걸어 '천만 달러의 소녀'라는 별명은 '미운 오리 새끼'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으로 뒤바뀌었다.

2006년 첫 메이저 3개 대회에서 공동 3위-공동 5위-공동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7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에 오르는 등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지만 그해 9월부터 본격적인 하락세가 시작됐다.

특히 계속된 남자대회 출전이 주위의 비난을 샀다.

2004년 소니오픈을 시작으로 남자대회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좀처럼 '성(性)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2006년 11월 일본 남자대회인 카시오 오픈에서 17타 차, 2007년 1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14타 차로 컷 탈락하면서 그 비난은 더 거세졌고 미셸 위는 손목 부상까지 겹치며 2007년을 최악의 한 해로 보내야 했다.

2007년 5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주최한 대회 1라운드 도중 손목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지만 주위에서는 '18번 홀까지 88타 이상을 친 투어 비회원은 해당 시즌 투어 출전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2007년에 LPGA 투어 대회에 8차례 출전했지만 기권 2회, 컷 탈락 3회 등 '차라리 대회에 나오지 않는 편이 낫겠다'는 동정론까지 나올 정도였다.

결국 '프로에 와서 보여준 것이 없다'거나 'PGA 투어 등 이벤트 대회에 전념하며 돈만 챙긴다'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지경까지 내몰렸다.

2008년에도 7월 스테이트팜 클래식에서 스코어카드 사인 규정을 어겨 실격을 당하는 등 상황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자 '우승으로 LPGA 투어 출전권을 따내겠다'는 전략을 바꿔 2009년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하기로 했다.

실력으로 당당히 투어에 들어가기보다 현실적으로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일단 본 궤도에 오르고 보자는 쪽으로의 작전 변경이었다. 그만큼 주위의 비난이 미셸 위에게는 무거운 족쇄가 됐던 셈이다.

LPGA 회원이 되고 나서 처음 출전한 2월 SBS오픈에서 2위를 차지하며 부활을 예고한 미셸 위는 올해 18개 대회에 출전해 10위 안에 7차례, 준우승 2회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계속한 끝에 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프로에 와서 우승이 없는 것은 물론 아마추어 때도 2002년 3라운드 대회로 열린 하와이주 대회, 2003년 스트로크와 매치플레이 대회가 섞여 열린 US여자 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대회 우승이 전부였던 미셸 위는 그간 '스트로크 대회 4라운드 우승 경험이 없다'는 비난도 이번 우승으로 깨끗이 잠재울 수 있게 됐다.

이번 시즌이 개막하기 전 신지애(21.미래에셋)와 함께 신인왕 경쟁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셸 위는 신인왕을 놓쳤지만 여전히 20살에 불과한 유망주다.

미셸 위가 이번 우승을 발판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꽃피우게 될지 골프팬들이 미셸 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