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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해주의 든든한 동포 후원자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0. 26. 06:58


러시아 연해주의 든든한 동포 후원자


“고려인 같은 소수 민족도 자기 문화를 보존하면서 다른 민족과 더불어 살면 존경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전통무용단을 창단했고 각종 예술사업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연해주(프리모르스키 주) 중부 내륙 도시 우수리스크에서 사업하며 고려인 동포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는 김 니콜라이(55) 회장은 자신이 무용단 등을 후원하는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전통춤을 공연하는 무용단을 창단해 10여년째 운영하는 것을 비롯, 동포 재교육을 위한 신문(고려신문) 발간, 체육관 운영 및 불우이웃돕기 등 고려인들의 삶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 회장은 부모가 지난 1937년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됨에 따라 현지에서 태어난 이른바 이민 2세대로 1995년 부모의 첫 정착지인 극동 러시아로 이주한 `역이주동포'이기도 하다.

그는 “구소련이 붕괴된 이후 카자흐스탄에서 민족주의가 부활해 자신들만의 고유문자를 사용하고 타민족을 배척하는 정책을 펼쳐 살기가 어려워졌다“면서 “러시아의 경제사정도 매우 좋지 않았지만, 형과 함께 부모님의 첫 정착지인 극동 러시아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김 회장 형제는 이주 후 중국 연변 조선족 동포들과의 무역을 통해 사업기반을 다졌고 점차 창고임대업, 물류도매업, 제조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권을 노린 마피아의 총격으로 형을 잃는 아픔도 겪었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사업기반을 넓혀 극동 러시아 지역 고려인 가운데 최고 갑부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그는 현재 극동 러시아 최대인 우수리스크 도매시장(연면적 5만2천㎡)을 비롯해 화물운송업체, 목재가공공장, 신발공장, 건설 자재공장 등을 운영하며 70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고 총 재산규모는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돈벌이에만 연연하지 않고 동포들이 러시아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후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995년 형과 함께 우리의 전통춤을 공연하는 `아리랑무용단'을 창단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북 무용단'도 만들어 무용단 운영비부터 지도교사 월급, 공연경비에 이르는 모든 비용을 떠안고 있다. 무용단은 동포들의 행사는 물론 러시아 주 정부, 시 정부 등의 행사에도 단골로 초대돼 수준 높은 한민족의 예술세계를 펼쳐보이고 있다.

또 단원들의 체계적인 훈련을 위해 우수리스크 시내 중심지에 지상 2층, 연면적 2천여㎡ 규모의 체육관을 지었으며 이중 1층에는 태권도 도장을 열어 고려인 동포는 물론 러시아인들이 태권도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04년 1월에는 `고려신문'이라는 20면짜리 타블로이드판 신문을 창간해 극동지역 고려인 동포 소식은 물론 한국 소식도 빼놓지 않고 보도하고 있다.

특히 한인들의 러시아 연해주 이주를 기념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2003년부터 진행한 우수리스크 `러시아 한인이주 140주년 기념관' 건립사업의 경우 한국 시공업체의 부도 등으로 공사가 장기간 중단된 채 방치된 것을 김 회장이 올해부터 지원해 공사를 진행한 끝에 오는 31일 준공할 수 있게 됐다.

김 회장은 “러시아에서 자기 민족만을 위해 일을 하면 민족주의자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 고려인과 러시아 민족이 서로 화목하게 살 수 있도록 각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무영 주블라디보스토크 한국총영사는 “극동 러시아에 재력 있고 성공한 고려인도 많지만 김 회장처럼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선행을 베푸는 독지가는 드물다“며 “그의 베풂은 고려인 동포사회 발전과 한러 양국의 관계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