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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같은 스승’ 초심 실천…유재라 봉사상 수상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0. 25. 23:42


‘부모같은 스승’ 초심 실천…유재라 봉사상 수상


“교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상을 받아 기분은 좋지만 부끄럽고, 어깨도 무겁습니다.“

사랑과 봉사를 실천해 최근 유한재단이 주관하는 '유재라 봉사상' 교육부문상을 받은 경북 문경의 당포초등학교 박미애(48.여) 교사는 25일 수상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유재라 봉사상은 고 유일한 박사의 장녀로 생전에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데 앞장선 유재라 여사의 뜻을 기려 1992년 제정됐다.

1981년부터 29년째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아 온 박 교사가 유재라 봉사상을 받은 이유는 부모 같은 스승이 되겠다는 초심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1989년 자신이 담임을 맡았던 학급에서 보육원 출신의 제자를 만난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는 부모가 없는 제자의 딱한 사정을 듣고 제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 뒷바라지했고, 제자가 스무살이 되던 해에 청에 따라 제자를 양아들로 삼았다.

단순히 양아들과 양어머니로서 교류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박 교사는 남편과 함께 부모 역할을 하면서 결혼까지 시켰고, 휴일이나 명절, 집안 행사에 오가며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자신에게 손자가 되는 양아들의 아들이 4년 전부터 희귀 암에 걸려 올해 7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신의 손자가 투병한 것처럼 정기적으로 치료비와 가정 생계비를 지원해 왔다.

슬하에 대학생인 딸과 고등학생인 아들을 둔 박 교사는 “양아들의 자녀가 3명이 있었는데 모두 나를 할머니로 알고, 우리 아이들을 고모나 삼촌으로 부르며 자주 찾아와 따르고 있다“며 “첫 손자가 세상을 떠나 가슴이 아프다“며 잠시 대화를 중단하기도 했다.

박 교사는 이 외에도 급식비를 후원하거나 전임지의 수영부 제자를 지원하고 있으며, 다문화가정이나 외국인의 국내생활에 보탬이 되도록 소정의 금액을 매달 지원하고 있다.

그는 어린이날에 맞춰 어머니가 없는 제자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양식당에 데리고 가서 사 먹이거나 산골 아이들을 집으로 초청해 직접 밥을 해 먹이는 등 어머니 역할을 대신하기로도 유명하다.

박 교사는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많은 교사가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며 “묵묵히 교육 일선에서 종사하는 모든 교사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며 제자들에게 꿈과 사랑을 나눠주며 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