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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 구마모트에서 “ 명성황후“ 공연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0. 11. 05:46


  
뮤지컬 ‘명성황후’가 지난 8일 일본 땅을 밟았다. 일본 규슈 구마모토에서 한 맺힌 노래와 춤사위를 선보였다. 을미사변(1895년 10월8일)으로 명성황후가 비명에 스러진 지 114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 뮤지컬은 1995년 명성황후 시해 10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처음 공연됐다. 일본·러시아 등 열강의 각축 속에서도 ‘조선의 국모’로서 기개를 지켰던 명성황후의 인간적 고뇌를 담았다. 한국적 색채가 또렷한 작품으로 인정받아 97년 국내 뮤지컬 처음으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기도 했다.

구마모토 가쿠엔 대학 강당에서 열린 공연은 실제 공연(2시간 30분)을 1시간짜리로 축약한 하이라이트 판으로 꾸며졌다. ‘화려함’보다 ‘진지함’에 방점이 찍혔다. 역사에 대한 성찰을 담은 노래와 춤이 관객을 압도했다.

일본에서 울려 퍼진 명성황후의 노래는 한층 더 깊은 애통함으로 진동하는 듯했다. 700여 객석을 가득 메운 일본 관객도 비통한 역사 앞에서 숙연한 모습이었다. 특히 명성황후가 시해되는 장면에선 엷은 탄식이 새어 나왔다. 나카가와 요시미(18)양은 “뮤지컬을 통해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며 “박력 있고 감동적인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는 을미사변의 주범인 구니모토 시케아키(1861~1909)의 외손자인 가와노 다쓰미(87)씨도 참석했다. 신문 기자 출신인 그는 공연 직전 명성황후 역을 맡은 배우 이태원씨에게 팔찌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이씨의 손을 꼭 잡은 채 “눈물을 멈추기 힘들다. 대담하게 공연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씨는 “공연을 계기로 한·일 양국이 더 아름다운 관계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기획사인 에이콤인터내셔날은 2007년부터 일본 공연 성사를 위해 물밑 작업을 해왔다. 특히 가와노씨가 회장으로 있는 민간단체인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의 역할이 컸다. 에이콤인터내셔날 박종환 차장은 “명성황후 시해범 48명 가운데 21명이 구마모토 출신”이라며 “이번 공연은 한·일간 역사를 재조명하고 화해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 문화복지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