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벼랑끝에서 기사회생한 SK 귀한 1승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0. 10. 19:09


SK 살았다!’ 연장10회 접전 반격승


3년 연속 프로야구 챔피언에 도전하는 SK 와이번스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하며 대반격을 시작했다.

SK는 10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2009 CJ마구마구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1-1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초 박재상이 우중간 3루타를 때려 결승점을 뽑고 '벌떼 계투조'가 7회부터 철벽 방어를 펼쳐 4시간28분의 연장 혈투 끝에 두산 베어스를 3-1로 제압했다.

안방 문학구장에서 충격의 2연패를 당하고 잠실벌로 건너온 SK는 적지에서 천금같은 1승을 올려 승부를 4차전으로 몰고갔다.

SK는 1승2패로 여전히 불리하지만 2007년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2패 후 4연승으로 패권을 거머쥐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꿈꾸게 됐다.

반면 3차전에서 통산 8번째 및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려 했던 두산은 4차전부터 다시 총력전을 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두산은 9월30일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이어온 가을잔치 5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야신' 김성근 SK 감독은 패배 일보 직전까지 몰렸다가 간신히 한숨을 돌렸다.

1,2차전과 마찬가지로 팽팽한 투수전이 2만9천명 만원 관중의 가슴을 졸이게 한 한판 승부였다.

SK는 1회초 박재상이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해 후속땅볼에 2루까지 간 뒤 4번 타자로 나온 박정권의 우전 적시타에 홈을 밟아 산뜻하게 출발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석 달이나 쉬고 정규시즌 막판 합류한 SK 선발 채병용은 포스트시즌 10경기를 뛴 경험을 앞세워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1~3회 매회 안타를 맞았지만 모두 투아웃 이후 산발로 처리했고 4,5회는 삼자범퇴로 막았다. 채병용은 최고 구속이 144㎞에 그쳤지만 묵직한 직구와 코너워크로 5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두산 선발로 나온 겁없는 새내기 홍상삼도 준플레이오프 호투의 기세를 살려 1점 내준 이후에는 11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우는 등 5이닝 1실점으로 흠잡을데없이 던졌다.

0-1로 끌려가던 두산은 6회말 고영민이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때리고 나가면서 찬스를 잡았다.

SK 벤치는 채병용을 내리고 이승호를 올렸지만 김현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다시 바뀐 투수 윤길현은 김동주를 또 걸어 내보낸 뒤 1사 만루에서 최준석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1-1을 만들고 압박을 계속한 두산은 그러나 손시헌의 3루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되고 다음 타자 이원석이 삼진으로 물러나 역전 기회를 놓쳤다. 두산은 7회에도 이종욱이 득점권까지 갔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흐름을 가져온 SK는 9회초 선두타자 김강민이 좌전안타로 출루하고 번트와 볼넷으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나온 안방마님 정상호가 센터 쪽으로 빨랫줄 타구를 날렸으나 두산 중견수 이종욱이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잡아낸 뒤 스타트를 끊은 2루 주자까지 병살시켜 위기를 탈출했다.

분위기를 탄 두산은 9회말 최승환이 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3차전에서 끝낼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불펜에 아무도 남겨놓지 않은 채 배수진을 치고 나온 SK 좌완 고효준은 흔들리지 않고 위기를 돌파했다.

벼랑 끝에서 줄타기를 하던 SK는 마침내 10회초 결승점을 뽑았다.

박정환이 우전안타로 나간 뒤 번트로 2루에 진루하고 박재상이 타석에 섰다. 1,2차전에서 8타수 무안타로 헤맸던 박재상은 두산 사이드암 고창성의 5구를 부드럽게 당겨쳤고 타구는 우익수 키를 넘어갔다.

두산 우익수인 신인 정수빈이 타구 판단을 잘못했던 게 뼈아팠다. 앞으로 달려오다 볼이 조명 불빛에 들어간듯 순간적으로 타구를 놓쳐 글러브 위로 넘겨버리고 말았다.

첫날 바람에 날라간 홈런에 패했던 SK는 대낮에 시작하고 조명까지 켠 '반 야간경기'에서 조명 덕을 봤다.

박재상의 타구는 우중간 3루타로 기록됐다. 이어 나온 김연훈이 희생플라이를 날려 점수를 3-1로 벌렸다.

SK는 선발 채병용 이후 이승호, 윤길현, 정대현, 고효준이 이어던지며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9회 등판한 고효준은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감격적인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이날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박재상은 3차전 MVP인 넥센타이어 맨오브매치에 뽑혔다.

4차전은 11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