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한가위 명절에 어떤음식이 보약일까?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9. 28. 13:54



경기와 무관하게 먹을거리와 인심만은 넉넉해지는 추석이 가까워졌다. 이 무렵엔 다양한 과일이 무르익는다. 한가위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조율이시(棗栗梨枾, 대추·밤·배·감)는 가을이 제철이다. 이들은 안줏감으로도 그만이다. 차례상의 삼색나물도 안주 삼아 먹을 만하다. 과음하기 쉬운 한가위에 유용한 식품이다. 추석 음식 중엔 부침·전·튀김 등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것이 수두룩하다. 다이어트하는 사람에겐 최대 고비가 추석이다. 과식을 조심해야 할 추석에 조율이시와 삼색나물은 평균 섭취 열량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대추 비타민C 귤의 7배, 속 편안하게

대추는 제상의 ‘악장’ 격이다. 첫째 자리에 놓인다. 혼례를 마친 새색시의 치마폭에 시부모가 한 움큼 던져주는 과일이기도 하다. 여기엔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한 그루의 대추 나무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열매가 많이 맺혀서다.

요즘은 대추가 다산(多産)의 상징이 아니라 노화를 억제하는 과일로 더 유명하다. “대추 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는 옛말까지 있다. 환갑 잔칫상에 대추가 단골로 오르는 것은 이래서다. 대추의 노화 억제 비결은 비타민C에 있다. 비타민C 함량이 귤의 7배 이상이다. 비타민C는 노화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 비타민이다.

추석에 과식한 뒤 소화를 시키는 데도 유용하다. 『동의보감』엔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속을 편안하게 하며 온갖 약을 조화롭게 한다”고 기술돼 있다. 각종 한약에 대추가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가는 것은 이래서다.

“대추 세 개로 한끼 요기를 한다”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대추는 허기를 없애주고 힘이 생기게 한다. 높은 당질 함량 덕분이다. 단 풋대추를 과다 섭취하면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기억해야 한다.

감 유해산소 없애고 알코올 분해하고

차례상에서 대추 바로 옆에 오르는 것이 밤이다. 밤은 조상과의 끊지 못할 연(緣)을 뜻한다. 최초의 씨밤(조상)은 다른 밤들과 달리 땅에 떨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밤나무에 달려 있다. 조상을 모시는 위패·신주를 밤나무로 깎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홍동백서(紅東白西)라는 대대로 전해오는 차례상 과일 배치의 원칙이 있다. 신위를 기준으로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차리는 것이다. 밤은 동쪽에 놓이는 ‘홍’(붉은색)의 과일이나 컬러 푸드의 관점에서 보면 노란색 식품이다. 속살이 노래서다. 밤 알맹이가 노란 색을 띠는 것은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 때문이다. 카로티노이드는 귤·당근에도 들어 있는 항산화 성분이다. 노화·성인병을 유발하는 유해산소를 제거해 준다.

『동의보감』에선 밤을 “가장 유익한 과일”로 칭송했다. “밤 세 톨만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다”는 옛말도 있다.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한 ‘천연 영양제’여서다. 특히 견과류 중에선 유일하게 비타민C가 들어 있다. 생밤 10개만 먹어도 비타민C의 하루 섭취 권장량을 채울 수 있다. 술 안주로 생밤이 좋은 것은 비타민C가 알코올의 분해를 돕고 숙취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밤은 지루한 귀성·귀경길의 간식용으로 지참할 만하다. 생밤은 차멀미로 거북해진 속을 달래주는 효과가 있다.

배 숙취 해소에 좋고 육류 소화 도와

속살이 흰 백색 식품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꾸준히 사랑받아온 과일이다. 그리스의 역사가 호메로스는 ‘신의 선물’이라고 극찬했다. 중국에선 과종(果宗)이라 불렀다. 과일 중 으뜸이라는 의미다.

귀경길에 지쳤을 때 먹으면 금세 힘이 난다. 과당 등 당분이 풍부해서다. 모처럼 만난 가족·친지와 함께 술자리를 가질 때 술 안주로도 권할 만하다. 주독(酒毒)을 풀어주는 다당류인 아스파라긴산이 많이 들어 있어서다. 아스파라긴산은 콩나물에 풍부한 성분으로, 과음한 뒤 콩나물국을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이래서다. 수분이 많은 배는 갈증이나 주갈(酒渴)이 날 때 먹어도 효과적이다.

추석 때 과식하거나 특히 고기를 먹었을 때 후식으로 배를 올리는 것이 좋다. 알칼리성 식품인 배는 산성 식품인 쇠고기·육회·불고기·삼겹살 등 육류와 찰떡 궁합이다. 배에 함유된 단백질 분해 효소는 고기의 육질을 부드럽게 한다. 육회나 불고기를 잴 때 배를 넣는 것은 이래서다. 고기를 먹은 뒤 디저트로 배를 먹으면 소화도 잘된다.

배가 주재료인 추석 절식도 있다. 배에 통후추 서너 개를 깊숙이 박은 뒤 이것을 생강 넣은 꿀물이나 설탕물에 넣고 끓인 배숙(일종의 화채)이다. 배즙·생강·꿀을 넣은 뒤 중탕해 만든 이강고라는 술도 유명하다.

감 갈증 없애고 이뇨 촉진하는 작용

감은 인고(忍苦)를 상징한다. 고욤나무 줄기에 감나무를 접 붙이는 산고가 있어야 비로소 열매가 열리기 시작한다는 이유에서다.

추석 때 감은 숙취 해소용 과일로 유용하다. 감의 타닌(떫은맛 성분)이 알코올의 흡수를 지연시켜서다. 또 위의 열독(熱毒)을 제거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이뇨를 도와 술을 빨리 깨게 하는 효능도 있다. 알코올의 분해를 돕는 과당·비타민C 성분도 풍부하다. 그러나 홍시는 위통을 일으킬 수 있고 술에 더 취하게 한다고 해서 한방에선 술자리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과일로 친다. 감은 위궤양·심장병·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겐 유익하지만 변비·빈혈·저혈압이 있는 사람에겐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 임산부에게도 권하지 않는다. 감의 타닌 성분이 무엇이든 거둬들이는 수렴(收斂) 효과를 지닌다는 이유에서다.

많이 먹으면 몸이 냉해진다는 말도 있지만 곶감은 그럴 염려가 없다.

삼색나물 채소 중 단백질 많은 편

삼색나물은 추석 상에 자주 오르는 도라지·고사리·시금치 등 세 채소를 가리킨다. 이들은 하나같이 채소 가운데선 단백질이 풍부한 편이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했던 우리 선조에겐 고마운 채소였다.

한방에서 도라지는 감기·편도선 등 호흡기 질환 치료용 약재로 쓴다. 고사리는 설사·열을 낮춰주고 이뇨 효과가 있는 채소다. 시금치는 비타민C가 풍부해 술독을 없애고 피부를 윤기 나게 하는 채소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