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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초반 실점’…수비 불안 과제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9. 27. 09:42


홍명보호 ‘초반 실점’…수비 불안 과제


“초반에 실점한다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200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한국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한 홍명보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27일(한국시간) 한국과 카메룬의 U-20 월드컵 C조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린 이집트 수에즈 시내 무바라크 스타디움.

유럽의 강호 독일, 북중미 복병 미국과 `죽음의 C조'에 편성된 한국으로선 개막전 상대 카메룬과 경기가 16강 진출 여부를 가늠할 최대 분수령이나 다름없었다.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하려면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였다.

홍명보 감독은 카메룬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딴다는 출사표를 던졌고 `안정적인 수비로 초반 실점을 막고 나서 후반에 득점 기회를 엿본다'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한국은 예상과 달리 경기 초반 적극 공세로 카메룬 골문을 위협했다. 경기 시작 35초 만에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이승렬이 땅볼 크로스를 해주자 조영철이 문전으로 달려들며 발을 갖다댔다. 하지만 공이 왼쪽 골 포스트를 때리는 `골대 불운'에 가슴을 쳤다.

기선을 쥘 절호의 기회를 놓친 한국은 카메룬의 거센 공세에 시달렸다. 4-4-2 포메이션에서 최후방을 책임지는 윤석영(전남)-김영권(전주대)-홍정호(조선대)-오재석(경희대) 등 대학생이 주축인 포백 수비라인은 불안함을 노출했다.

전반 8분 단독 드리블로 오른쪽 문전 깊숙이 침투한 브라이스 오와나에 수비벽이 순간적으로 뚫렸고 오와나는 마음껏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이 크로스바 위로 떴기 망정이지 실점할 수 있는 아찔한 장면이었다.

전반 14분에는 카메룬의 측면 공격수 올리비에르 부말레에게 왼쪽 측면을 뚫리면서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에 뼈아픈 첫 실점을 안긴 골도 골키퍼 이범영의 방심이 화근이 됐다.

오른쪽 미드필더 지역을 통과한 카메룬 수비수 안드레 아코노 에파는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듯하다가 그대로 오른발로 강하게 찼다.

이를 예상하지 못한 골키퍼 이범영이 팔을 뻗어 펀칭했지만 공은 손을 맞고 왼쪽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에파가 마음껏 슈팅하도록 저지하지 못한 수비진의 협력 방어가 미흡했고 이범영의 판단 착오가 겹쳐 자초한 실점이었다.

경기 초반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상대 기를 살려준 한국은 이후 카메룬의 공세에 시달렸다.

전반 24분에는 역습에 허를 찔렸고 오프사이드 함정을 뚫은 자크 주아가 골키퍼 이범영과 1대1로 마주하는 순간을 맞았다. 다행히 뒤에서 달려온 김영권이 걷어내면서 간신히 실점 위기를 넘겼다.

0-1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은 한국은 원톱 스트라이커 김동섭 대신 박희성을 투입해 공세의 수위를 높였지만 또 한 번 수비 허점을 드러내며 추가 실점했다.

후반 18분 카메룬의 오른쪽 프리킥 찬스에서 올리비에르 부말레가 왼발로 감아 차 크로스를 올리자 문전 앞에 도사리던 게르마인 티코가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틀어 두 번째 골을 뽑은 것.

중앙수비수 김영권과 홍정호는 티코를 놓쳤고 수비 실수는 추가골 헌납의 빌미가 됐다.

반면 아프리카축구연맹(CAF) U-20 선수권대회 5경기에서 4골만 내준 `짠물 수비'로 준우승한 카메룬의 철벽 수비라인은 한국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초반 실점을 막고 나서 후반 20여분을 남기고 승부를 걸겠다고 다짐했던 홍명보 감독의 젊은 태극전사들은 스코어가 두 점차로 벌어지면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수비 불안 과제를 안은 채 16강 진출 목표에도 험난한 여정이 불가피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