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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다트머스대 김용 총장 취임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9. 23. 17:21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 취임식..대대적 환영 물결
이명박 대통령 축하 메시지
미국 동부 명문 8개 사립대를 지칭하는 아이비리그의 다트머스대는 첫 한국인이자 첫 아시아인 아이비리그 총장을 대대적인 환영의 물결로 맞이했다.

240년 역사의 다트머스대를 이끌 17대 김용(50. 미국명 Jim Yong Kim) 총장의 공식 취임식이 열린 22일(현지시간) 다트머스대가 있는 뉴햄프셔주 하노버는 온통 들뜬 분위기였다.

다트머스대 캠퍼스의 잔디 광장인 ’그린’에 한국 농악대의 풍물놀이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김 총장이 학위복 차림으로 모습을 나타내자 취임식장을 가득 채운 5천여명의 참석자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김 총장을 반겼다.

지난 3월 총장으로 선출돼 7월1일부터 집무를 시작한 김 총장은 23일부터 시작되는 새 학기에 맞춰 공식 취임식을 열었다.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취임식에는 존 린치 뉴햄프셔 주지사, 다트머스대 재단 이사장인 찰스 핼드먼 프레디맥 최고경영자(CEO), 아이비리그 첫 흑인 총장인 루스 시몬스 브라운대 총장, 김 총장의 국제 의료구호 활동의 오랜 동료인 폴 파머 하버드대 교수, 제임스 라이트 전 다트머스대 총장 등 주요 인사들과 함께 하버드대 등 미국 각 대학의 축하사절단, 재학생, 동문, 지역 주민 등이 함께해 김 총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또 김 총장의 어머니인 전옥숙 여사와 소아과 의사인 부인 임연숙 씨, 아들 토머스(9) 등 가족들도 함께했다.

린치 주지사, 시몬스 총장,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등은 김 총장에 대한 환영사와 소개사를 통해 김 총장에 거는 큰 기대를 나타냈다.

린치 주지사는 “다트머스대가 뉴햄프셔주에 있다는 것이 행운인 것처럼 우리가 김 총장과 같은 사람을 다트머스대를 이끌 총장으로서 함께 하게 됐다는 것이 매우 행운”이라며 “사람들을 돕고 보살피는 열정이 김 총장을 특별하게 만들었고 다트머스대를 이끌 사람으로서 최선의 선택이 되게 했다”고 김 총장을 환영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취임식 사회자인 배리 셰어 교무처장은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국민과 정부를 대표해 김 총장의 취임을 축하한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이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소개했다.

학생 대표인 프랜시스 버논 양은 “총장님이 우리를 이끌겠지만 우리도 총장님을 이끌겠다”면서 “우리가 비전을 넓히는데 총장님의 경험을 나눌 수 있게 해달라”고 기대를 밝혔다.

김 총장은 핼드먼 재단 이사장으로부터 대학헌장을, 라이트 전 총장으로부터는 다트머스의 총장직 승계의 상징인 ’웬트워스 보울’을 넘겨받아 총장 취임의 상징적 절차를 마친 뒤 취임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총장은 “세계의 문제를 여러분의 문제로 만들어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에 젊은 세대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식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의 축하공연이 ’그린’에서 계속 이어지고 지역사회의 환영행사도 계속되는 등 하노버 시내는 오후 내내 김 총장을 환영하는 자리로 들떠 있었다. 김 총장도 취임식이 끝난 뒤 축하 공연 등을 지켜보며 학생, 취임식 참석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어깨동무를 한 채 사진을 찍는 등 즐거운 자리에 동참했다.

김 총장을 맞이한 다트머스대의 변화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한 예로 김 총장은 지난주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관례를 깨는 색다른 방식으로 신입생을 맞이했다. 1천여명의 신입생과 총장이 차례로 악수를 하는 것이 전통이지만 김 총장은 학생들과 악수 대신 ’주먹 부딪히기’를 하는 인사법으로 자리를 흥겹게 만들었다.

다트머스대 롤랜드 애덤스 미디어담당 국장은 “주먹 부딪히기를 신체 접촉을 줄여 신종플루를 예방하기 위한 인사법으로만 보면 매우 딱딱하게 느껴지겠지만 김 총장은 이를 흥겨운 인사법으로 만들었다”면서 “주먹 부딪히기 뿐 아니라 팔꿈치나 무릎 부딪히기 등으로 인사를 하는 것까지 유행이 돼 나 자신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는 21일 이런 일화를 소개하며 김 총장이 다트머스를 변화에 적극 나서도록 하고 있다며 교직원과 학생, 동문들은 김 총장이 새로운 시대로 이끌 것에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김 총장의 가족들은 외삼촌인 전헌 박사가 취임식 기도를 하고 여동생 김지혜 씨는 축가를 부르는 등 행사에 직접 참여하며 자축했지만 김 총장의 취임식에 혹여나 누가 될 수 있음을 걱정한 탓인지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김 총장의 어머니인 전옥숙 여사는 소감과 자녀 교육에 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큰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감사드린다”면서도 “손자를 돌봐야하니 다음 기회에 얘기했으면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

자랑스러운 아들의 취임식날에 자신에게 관심이 모아지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어머니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