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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달러 나로호 무엇이 문제인가?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8. 8. 09:47


2억 달러 내고 로켓시험장 노릇 하나
나로호 6차례 발사 연기 … 러시아산 로켓 의문 줄이어
  
우리나라 첫 우주로켓 ‘나로호’의 발사 일정이 거듭 연기되는 가운데 발사체에 관한 여러 의문이 일고 있다. 개발이 충분히 마무리되지 않은 러시아 로켓을 들여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것이 만일 사실이라면 ‘2억 달러(약 2500억원)의 국민 세금을 들여 러시아산 로켓의 개발 시험장 노릇을 대신해 주는 꼴’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서울 세종로 교육과기부에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이런 의혹에 대한 해명을 했다. 교육과기부는 이 자리에서 “최근 연소 시험에서 나타난 엔진 보조펌프 문제는 무시할 정도로 경미하다는 분석 결과를 발사사업 파트너인 러시아 측에서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14~16일 사이에 나로호를 발사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를 안은 발사작업이 혹시 잘못될 경우 한국과 러시아 개발당국의 부실한 사업관리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세간의 의혹은 ▶개발이 덜 된 로켓 도입 ▶엔진 연소 시험 생략 ▶공동 개발에 따른 기술 이전 여부 등이다.

◆‘미완의 로켓’ 시비=상용 로켓 개발의 방점을 찍으려면 엔진 단계의 연소 시험, 지상과 우주 환경 아래서의 연소·비행 시험을 마치고 안정된 성능을 내야 한다. 그러나 나로호의 로켓 1단은 동종 모델로 한 번도 비행 시험한 적이 없다. 한국에서 처음 하게 되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로켓 전문가들은 “로켓 1단을 2억 달러나 주고 사오면서 그 비행 시험까지 해주는 셈이다. 국제 우주과학계에선 미스터리 같은 거래라고 수근댄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항공우주연구원의 박정주 발사체 체계사업단장은 “나로호 1단 로켓은 개발이 완료된 것이다. 나로호 1단 로켓을 두 기 가져오는데 둘 중 하나만 발사에 문제가 있어도 또 한 기를 거저 보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나로호는 로켓 두 기를 순차적으로 들여와 첫 발사 후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9개월 안에 나머지 한 기를 발사해 ‘소진’하게 돼 있다. 한국이 혹시라도 발사체를 분해해 기술을 배우는 걸 막으려는 조치다. 러시아 입장에선 첫 발사 후 문제가 발생하면 그 기간에 문제를 개선할 시간을 벌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소 시험 덜 해=러시아 나로호 1단 로켓 개발 관련 업체인 에네르고마쉬·니히마쉬·후르니체프의 홈페이지에는 러시아 측의 연소 시험일인 지난달 30일의 시험 결과를 게시해 놨다. 그러나 나로호 엔진의 이름이라고 항공우주연구원이 밝힌 RD-151이 아니라 RD-191과 URM-1이라는 이름이 올라 있다. 아울러 엔진을 개발 중이며 연소 시험은 9월 초, 연말 전 모두 두 번 더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는 러시아가 해당 로켓 1단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박 단장은 연소 시험한 1단 로켓은 모델 이름이 다를 뿐, 시험 결과를 볼 때 ‘나로호 1단 로켓’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번 이상 더 연소 시험을 하려는 의도는 개발회사의 비밀일 테니 잘 모르겠다고 했다.

◆공동 개발 맞나=항공우주연구원은 로켓 1단을 러시아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한때 홍보했다. 이에 따라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 손으로 개발한 발사체로, 우리나라의 우주센터에서, 우리가 개발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국가가 된다고 널리 알렸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 문제가 거론됐다. 과연 어디까지 공동 개발이며, 쓸 만한 기술을 과연 이전받고 있느냐 하는 문제다. 이주진 항공우주연구원장은 “2단 고체 로켓과 러시아의 1단 로켓을 조립해 전체 로켓을 만드는 것이므로 발사체 공동 개발이 맞다. 그러나 로켓 1단은 전적으로 러시아가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로켓 1단에는 우리나라가 손댈 수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기술도 전혀 배울 수가 없다. 나로호는 한국 땅에서 두 번(실패할 경우 한 기를 더해 세 번) 발사하고 나면 앞으론 국내에서 볼 수 없다. 발사체의 핵심은 1단 로켓인데 국내에서 나로호와 동일한 모델을 개발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예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지만 만약 로켓이 발사 중 폭발할 경우 그 파편의 수거를 우리나라가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그 일을 도맡아 한다는 것이다. 파편 수거 과정에서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러시아의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