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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 건강 악화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8. 2. 08:38


김대중 전 대통령 위중 기사
병원·정부 관계자 “혈압 상승제 투여, 상황 좋지 않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는 1일 김 전 대통령의 서거 가능성에 대비해 세브란스병원 측과 장례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병원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1일 현재 김 전 대통령의 폐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혈액 투석을 받고 있다”며 “김 전 대통령이 복합장기부전(multiple organ failure) 상태에 빠져 의료진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의 상태를 점검해 온 행안부도 병원 측과 협의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밤과 어제(1일) 새벽에 응급상황이 발생해 의료진이 비상소집을 당했다”며 “일단 큰 위기는 넘겼지만 혈액 투석을 계속 받은 신장의 기능이 더 나빠졌고, 부정맥이 오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의 혈압이 많이 떨어져 병원 측이 혈압 상승제를 투여한 것으로 안다”며 “혈압 상승제를 맞는다는 건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혈액 투석을 받으면서 혈압 상승제를 맞는 상황이 왔기 때문에 의료진이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폐렴 증상이 나타나자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현재 병원 본관 9층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인 이희호 여사는 본관 20층 대기실에 머무르며 김 전 대통령을 간호하고 있다. 측근 박지원 의원은 “1일 오후 이 여사와 함께 대통령을 만났다”며 “대통령은 여사님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박지원이 왔습니다’라고 했더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으며, 손도 잡아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혈액 투석을 받으면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동교동 사저에 계실 때도 그런 일이 몇 번 있었지만 곧 정상을 회복했으며, 현재의 혈압도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정남식 주치의는 오후 9시쯤 퇴근하면서 기자들에게 “지금은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퇴근하는 건 (김 전 대통령의 상태가) 괜찮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

황인평 행안부 의전관은 “행안부가 만일의 사태 발생에 대비해 김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매일 체크하고 있는 건 사실이나 세브란스병원 측과 장례 문제를 논의한 적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는 1일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유가족과 필리핀 국민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의 영문 조문을 주한 필리핀 대사관에 보냈다고 비서진이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1980년대 초반 미국으로 망명해 하버드대에 체류했을 때 아키노와 친분을 맺었다. 아키노는 94년 김 전 대통령이 아태민주지도자 회의를 창설했을 때 적극 도왔으며, 98년 김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