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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출신 안무가 머스커닝엄 별세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7. 29. 07:10


20세기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미국 출신 안무가 머스 커닝엄이 2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90세. 커닝엄 무용재단과 머스 커닝엄 댄스 컴퍼니가 27일 “커닝엄이 어젯 밤 맨해튼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뉴욕타임스(NYT)·AFP통신이 보도했다.

커닝엄은 1919년 워싱턴주 센트랠리아에서 태어났다. 시애틀 무용학교에 다니던 그는 현대무용의 거장 마사 그레이엄의 눈에 들어 20세에 뉴욕으로 가서 그레이엄의 수제자가 됐다. 당시만 해도 발레와 현대무용은 상극이었다. 그러나 커닝엄은 두 예술의 장점을 취해 자신만의 무용 세계를 창조했다. 44년 전위음악의 선구자이자 그의 평생 동업자가 된 존 케이지를 만나 처음 솔로 공연을 펼쳤다. 그 뒤 그레이엄 무용단에서 나와 자신의 이름을 딴 머스 커닝엄 댄스 컴퍼니를 설립했다.

그는 전통 무용의 틀을 깬 선구자였다. 음악에 춤을 맞춘 발레와 달리 그의 안무는 음악과 독립적으로 이루어졌다. 무용과 일상생활의 벽도 허물었다. 훈련 받지 않은 사람도 무용수가 될 수 있고 일상의 어떤 움직임도 무용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신념이었다. 이는 현대무용의 대중화에도 기여했다.

그의 안무엔 동양의 선과 주역 사상도 깊게 배었다. 자로 잰 듯 치밀하게 구성하는 기존 무용과 달리 우연성을 강조한 것도 그 영향이다. 음악·미술 이외에 사진·비디오·건축·디자인을 무용에 접목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심지어 컴퓨터 그래픽도 무대 장치에 활용했다.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과도 45년에 걸쳐 우정을 나누며 다양한 공동작품을 남겼다.

그는 말년까지도 무용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70세까지 직접 작품에 출연했으며 80세였던 99년엔 뉴욕주립극장에서 러시아 출신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와 듀엣으로 춤을 추기도 했다. 올해 90번째 생일 잔치를 끝낸 뒤에도 90분짜리 공연 안무에 열중했다. 84년과 2004년 케이지와 함께 한국을 방문해 공연했다. 

문화복지신문